“헤이더도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2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마무리투수 장시환(35)의 보직 변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4월 중순부터 마무리 자리를 꿰차 한화 뒷문을 책임진 장시환은 최근 6경기 연속 실점으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수베로 감독은 메이저리그 특급 마무리투수 조쉬 헤이더(샌디에이고)의 이름을 꺼내면서 “헤이더도 3경기 연속 블론세이브를 했다”며 “장시환은 올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잘했다. 상황을 보면서 팀과 개인을 위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세이브 상황이 되면 장시환을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수베로 감독 말처럼 헤이더가 3경기 연속 블론을 하진 않았지만 3경기 연속 실점이 있었다.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되기 전 밀워키 소속으로 7월 11경기 중 6경기에서 실점했다. 평균자책점 12.54. 빅리그 최고 마무리도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부진한 시기가 있다는 의미로 예를 들며 장시환을 감싸안았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 29일에도 장시환의 난조에 대해 “한 가지 이유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투구 패턴을 보면 공 하나로 갈린 승부가 많았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좋을 때가 있고, 안 좋을 때가 있다. 긴 시즌의 일부라고 본다”며 재신임 의사를 보였다.
2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까지만 해도 수베로 감독의 뉘앙스는 비슷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마치고 장시환과 면담을 통해 수베로 감독의 마음이 바뀌었다. 당분간 마무리 자리를 강재민에게 맡기기로 한 것이다. 장시환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고심 끝에 변화를 줬다. 완전한 마무리 교체는 아니다. 한시적 교체로 향후 마무리 복귀 가능성도 남겨놓았다.
수베로 감독은 “장시환이 전반기 팀에 큰 도움이 된 올스타 투수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기여도를 강조해왔다. 4월 중순 정우람이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뒤 갑작스럽게 마무리 자리를 맡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6월까지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00으로 활약했다.
외국인 투수들의 동반 부상에 따른 마운드 붕괴로 고생한 한화이지만 장시환이 버틴 9회는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6일 대전 NC전을 시작으로 장시환은 6경기 연속 실점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포항 삼성전, 29일 대전 두산전에서 2경기 연속 9회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뼈아팠다.
특히 두산전에서 ⅓이닝 5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5점대(5.05)로 치솟았다. 외국인 투수들의 가세와 노시환의 부상 복귀로 투타 경기력이 올라온 한화는 불펜이 계속 무너지며 역전패를 반복했다. 그만큼 장시환의 심리적 부담도 가중됐다. 결국 수베로 감독도 면담 끝에 임시 마무리 교체로 그의 부담을 덜어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