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대행→정식 승격, 10년 전 이만수 마지막…독이 든 성배, '국민 유격수' 운명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02 03: 47

9위로 추락한 삼성이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박진만(46)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독이 든 성배’ 감독대행 자리를 받은 박진만 대행이 정식 감독으로 승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감독대행은 임기가 보장되지 않은 불안정한 신분이지만 모든 야구인이 꿈꾸는 현장의 수장으로 기회의 자리이기도 하다. 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감독에 준하는 대우를 받으며 현장에서 모든 호칭도 ‘감독’으로 통칭된다. 
KBO리그에서 감독대행은 과거에만 해도 큰 기회로 정식 감독이 되는 징검다리였다. 2009년까지 시즌을 마무리한 감독대행 24명 중 13명이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 자리에 올랐다. 승격 확률은 54.2%.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ksl0919@osen.co.kr

그러나 2010년 이후로 흐름이 확 바뀌었다. 가장 최근 정식 사령탑이 된 감독대행은 2011년 SK 이만수 대행으로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해 8월18일 김성근 감독이 물러나면서 이만수 퓨처스 감독이 감독대행을 맡았고, 부임 당시 3위였던 팀을 한국시리즈 준우승으로 이끈 뒤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다. 
그 외의 감독대행들은 모두 물을 먹었다. 2011년 두산 김광수 대행, 2012년 한화 한용덕 대행, 넥센 김성갑 대행, 2017년 한화 이상군 대행, 2018년 NC 유영준 대행, 2019년 KIA 박흥식 대행, 롯데 공필성 대행, 2020년 한화 최원호 대행, 키움 김창현 대행은 모두 시즌을 마친 뒤 새로운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겨줬다. 
SK 이만수 감독대행 2011.10.26 / jpnews@osen.co.kr
감독대행은 대부분 성적이 안 좋은 팀에서 나온다. 무너진 팀을 단기간에 살려 반등을 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다. 일시적인 분위기 전환은 될 수 있어도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감독대행 체제로 승률 6할 이상을 거둔 팀은 없다. 2004년 KIA 유남호 대행이 26승18패1무로 최고 승률(.591)을 내며 4위로 가을야구에 나간 것이 가장 극적인 반등 케이스로 남아있다. 
올해 먼저 감독대행 체제를 띄운 팀은 NC. 지난 5월10일까지 9승24패(승률 .273) 10위로 떨어지자 이동욱 감독을 경질한 뒤 수석코치였던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이후 28승27패3무(승률 .509)로 5할 승률을 넘기며 순위를 8위까지 끌어올렸지만 5위 KIA와 8.5경기 차이로 가을야구는 쉽지 않다. 
NC에 이어 삼성도 허삼영 감독이 물러나면서 1일부터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로 바뀌었다. 38승54패2무(승률 .413)로 9위까지 추락한 삼성은 5위 KIA에 9.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50경기밖에 남지 않은 시점.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어렵다. 당장 박진만 대행에게 성적을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 침체된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 어떤 색깔의 야구, 방향성을 보여줄지 궁금증을 낳는다.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 /OSEN DB
지난 2005~2010년 삼성에서 선수로 뛰며 두 차례 통합 우승에 기여했던 박 대행은 2017년부터 삼성에서 수비, 작전코치를 맡았다. 올해 2군 퓨처스 감독을 맡아 삼성의 차기 감독 후보로 떠올랐다. 팀에 오래 몸담아 내부 사정에 밝고, 준비된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남은 50경기가 박 대행에겐 역량을 보여줄 기회다. 10년 전 이만수 감독을 끝으로 끊긴 KBO리그 감독대행의 승격 계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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