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MVP처럼…우승팀 대체외인 성공신화 재현? “내년에도 쓰고 싶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01 05: 36

“내년에도 쓰고 싶을 정도다.”
KT 이강철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체 외국인타자로 합류한 앤서니 알포드의 빠른 KBO리그 적응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를 넘어 내년 시즌에도 함께 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알포드는 지난 5월 말 총액 57만7000달러(약 7억원)에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인으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도중 영입한 대체 선수이지만 리그 적응 속도는 기대 이상이다. 31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2할7푼8리 6홈런 26타점 OPS .855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 힘 있는 타자라는 평가에 걸맞게 장타율이 .504에 달하고, 최근 10경기로 기간을 한정하면 타율이 4할이다. 16개의 안타 가운데 절반 가까운 6안타(3홈런)가 장타였다.

KT 앤서니 알포드 / OSEN DB

이 감독은 “능력이 있는 선수다. 처음 왔을 때 타격은 계속 좋아질 거라고 말씀드렸는데 진짜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라고 신기해하며 “누구보다 장타를 많이 칠 수 있는 선수다. 선구안이 좋고, 빠른 공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 나뿐만 아니라 타격코치도 공격을 좋게 보고 있다. 여기에 주루플레이를 잘한다는 주루코치의 이야기도 들었다. 내년에도 쓰고 싶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다”라고 칭찬을 늘어놨다.
알포드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6시즌 통산 102경기 타율 2할9리 8홈런 20타점 11도루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62경기 타율 2할6푼8리 53홈런 233타점 125도루. 영입 당시 KT 나도현 단장은 “선천적인 파워를 갖춘 외야수로, 강한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강한 어깨와 수비를 압박할 수 있는 주력도 강점”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는데 리그 입성 두 달 만에 그러한 장점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 / OSEN DB
알포드의 또 다른 매력은 남다른 경기 막판 집중력이다. 그의 9회 성적은 타율 6할(5타수 3안타) 2홈런 4타점 1볼넷으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마지막 임팩트가 강렬했다. 지난 12일 수원에서 삼성을 만나 3-3으로 맞선 9회말 삼성 마무리 오승환에게 끝내기홈런을 쳤고, 30일 잠실 LG전에서는 4-7로 뒤진 9회 2사 1, 3루서 세이브 1위 고우석(LG)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스리런포를 날렸다.
이 감독은 “아무래도 노림수가 있는 것 같다”라며 “사실 알포드가 처음에 왔을 때는 공이 느려서 못 치겠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시속 150km 중반대에 달하는 직구는 그냥 친다. 얼마 전 안우진(키움)의 공도 잘 쳤다. 이제는 KBO리그 투수들 공을 어느 정도 적응한 듯하다”라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KT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 대체외인 성공신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 2017년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로 입단해 MVP까지 거머쥔 멜 로하스 주니어가 바로 그 주인공. 로하스는 첫해 83경기 타율 3할1리 18홈런 56타점에 힘입어 재계약한 뒤 2018년 타율 3할5리 43홈런, 2019년 타율 3할2푼2리 24홈런을 거쳐 2020년 142경기 타율 3할4푼9리 47홈런 135타점 활약 속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알포드의 약점은 외야 수비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시절 전문적인 수비 훈련을 받지 못한 탓에 기본기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또한 최근 KT 수비코치진의 체계적인 교육 속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의 공격과 주루에 안정적인 수비가 더해진다면 알포드가 제2의 로하스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한 번의 대체 외인 성공 신화가 쓰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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