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지난해 여름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태연의 깜짝 활약으로 타선에 큰 힘을 받았다. 김태연은 8월 1군 합류 후 53경기 타율 3할1리(176타수 53안타) 3홈런 34타점 OPS .838로 2년 가까운 실전 공백을 빠르게 극복했다.
시즌 전 전력 구상에 없었던 김태연의 활약에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도 신기해했다. 병역 의무가 있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예비역 선수들의 활약에 수베로 감독은 “2년 정도 야구와 떨어져 지냈는데 이렇게 하는 게 신기하다”며 놀라워했다.
올해도 또 한 명의 예비역 선수가 수베로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외야수 장진혁(29)이다. 지난 2019년 1군에서 113경기를 뛰며 주전급 외야수로 가능성을 보여준 장진혁은 2020년 9월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수행했고, 지난 6월9일 소집 해제됐다. 2년가량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2군 퓨처스 팀에서 빠르게 감각을 끌어올렸다.
퓨처스리그 10경기에서 2루타 4개 포함 34타수 9안타 타율 2할6푼5리 8타점 3볼넷 2도루로 활약한 뒤 올스타 휴식기 때 1군 훈련에 합류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1군 엔트리에도 등록됐다. 1군 복귀 후 8경기에서 24타수 10안타 타율 4할1푼7리 3타점 맹타를 치고 있다. 볼넷 4개를 더해 출루율 5할에 OPS .958.
표본이 적지만 눈에 띄는 활약이다. 선발로 나온 6경기 모두 안타를 꾸준히 치고 나가고 있다. 외국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제외하면 붙박이 외야수가 없는 한화로선 장진혁의 성공적인 복귀가 고무적이다.
수베로 감독은 “장진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생산하고 있고, 수비도 평균 이상이다. 주루에 있어서도 따로 말할 기회가 없었는데 1루 전력 질주 등 내가 추구하는 철학대로 해주고 있다. 원래부터 성실한 선수였던 것 같다. 다방면에서 좋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좋은 실력을 갖고 있는 선수가 팀에 합류하는 것은 언제나 좋다.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일으키면서 내부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작년보다 우리 외야가 많은 발전을 이뤘는데 장진혁의 가세로 더욱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화가 기대할 만한 예비역 파워는 또 한 명 더 있다. 우완 투수 박상원(28)이다. 지난 2017년 한화에 입단한 박상원은 2018년 69경기(60이닝) 4승2패9홀드 평균자책점 2.10 탈삼진 62개로 활약하며 11년 만에 한화 가을야구 진출에 기여했다.
2020년 시즌을 마친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 중인 박상원은 오는 4일 소집 해제 예정. 이후 곧바로 팀에 정식 합류한다. 최근까지 서산에서 퇴근 후 개인 훈련으로 몸을 계속 만들었고, 육성군 연습경기와 1~2군 자체 청백전에서 140km대 후반 공을 던지며 기대감을 높였다. 불펜 불안으로 머리가 아픈 한화로선 박상원의 합류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