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 같다”
방황이 계속되고 있다. 모두가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고 기다리고 있지만 성장통의 시기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NC 다이노스의 우승 주역 영건 송명기(22)의 얘기다.
송명기는 지난 29일 창원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5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이 4-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5회만 넘기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우는 것이었는데 5회 급격하게 흔들렸다. 추가로 2실점하면서 4-3까지 쫓겼다. 벤치도 송명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만 끝내 본인이 고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튿날 만난 강인권 감독대행은 착잡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강 대행은 “제 인내심을 시험해 보는 것 같다. 인내심이 어느 정도까지인지 보려고 한 듯 하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최대한 기다려주려고 했는데 투구수가 너무 많아졌다. 만약에 그동안의 과정이 없었다면 이정후 선수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고 교체를 했어야 했다”라며 “하지만 선발 투수로서 그동안 어려운 경기 하면서 승리도 없었기 때문에 기다려봤다. 안타깝다. 더 좋은 결과를 내고 5이닝만 좀 맞춰졌으면 하는 바람이 컸는데 아쉽다”라고 제자의 부진에 안타까운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송명기를 향한 문제의식은 제구력으로 귀결된다. 66이닝 34볼넷. 9이닝 당 볼넷은 4.64개에 달한다. 초반을 잘 넘긴다고 하더라도 4~5회에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강인권 대행은 “변화구 제구가 안될 때는 경기 운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떤 경기는 괜찮았다가 다음 경기는 또 안 좋다. 이런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좀 더 독한 마음을 갖고 마운드에서 승부해야 한다. 투수는 수비수가 아니라 공격수다. 타자들한테 공격적으로 들어가야 타자들도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있게 던지면 타자들 대처도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준비과정은 모두 문제없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더 단단한 선발 투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공을 직접 받고 있는 포수의 생각은 다르다. 2020년 우승 영건의 센세이션한 투구를 직접 받아봤던 양의지는 직언을 했다.
양의지는 “잘 던지다가 계속 똑같은 패턴으로 안 좋게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배워야 한다. 타자를 빨리 잡아야 하는데 체력적인 문제도 있는 것 같다. 3,4회만 디나면 체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계속 비슷한 패턴이다. 문제는 제구다. 제구가 안되니까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자기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다”라면서 “(송)명기 본인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아직 어리니까 충분히 좋은 경험을 해서 나중에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모두가 지금이 한계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 성장통이 안타까울 뿐이다. 일단 송명기는 계속해서 선발 기회를 받을 예정이다. 과연 송명기는 모두의 기대를 충족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