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뒤에 있으면 편하대요".
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호령(31)의 수비는 KBO에서도 알아준다. 김기태 전 감독은 우주 최강이라는 표현도 썼다. 2017년 우승의 숨은 공신이었다. 타격이 부진하고, 잘하다가 갑자기 부상이 찾아와 붙박이 주전이 되지 못했다.
올해도 개막 엔트리에 들었으나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간 이탈했다. 복귀해 수비와 주루에서 견실한 백업요원으로 힘을 보탰고, 주전 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부상으로 빠지자 대신 중견수로 뛰고 있다.
빼어난 수비력에 최근에는 방망이도 날카롭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재활을 마치고 다음주 복귀를 예고하고 있다. 잘했고 인정도 받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좌익수 이창진이 타격머신급 활약을 하고 있어 외야에 빈자리가 없다.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호령은 "몸도 아픈곳 없다. 타격감도 괜찮고 나쁘지 않다. 최근 야구가 잘되고 선발로 계속 출전해서 재미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수비 뿐만이 아니다. 타율 2할8푼6리, 4타점, 10득점을 올리며 후반기 상승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데뷔 이후 숙제였던 타격은 올해 눈을 뜨는 과정에 있다. 이범호 코치의 조언 덕택이다. "타격이 초반 안좋았다. 코치님과 대화 나누고 타석에서 자신감 생긴다. '훈련할 때 폼을 생각하지만 타석에서는 그런거 생각하지 말고 타이밍만 생각하라. 생각이 많다'는 지적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워낙 타격이 못하다보니 경기 많이 나가려면 타격을 잘해야 한다. 잘하고 싶다. 많이 연습하고 있다. 좋아지고 있다. 그동안 다른 것도 계속 많이 시도해봤다. 이범호 코치와 이야기하는 것이 가장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수비는 자신감이 넘친다. 특히 투수들에게는 고마운 존재이다. "호령존이라는 표현이 너무 기분좋다. 좋은 별명을 만들어주셔서 매우 만족하다. 투수들도 좋은 수비를 하면 항상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투수들이 많이 좋아한다. 뒤에 있으면 편하다고 말도 해준다. 고맙다고 말을 해준다"고 전했다.
소크라테스가 복귀하면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상황인데도 담담하다. 그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뿐이다. 테스형이 오면 어쩔수 없이 못뛰겠지만 백업으로 나가도 그때에 맞춰 하겠다. 시즌이 끝날때까지 안다치고 1군에 있는 것이 목표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