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주전 내야수 문보경(22)이 생애 첫 끝내기홈런 세리머니 과정에서 얼굴에 물병을 맞는 사고가 발생했다.
LG 트윈스는 지난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8-7 끝내기승리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29일 경기 패배 설욕과 함께 3연패에서 탈출하며 4위 KT와의 승차를 다시 5.5경기로 벌렸다. 시즌 55승 1무 36패 3위다.
연패 탈출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7-3의 넉넉한 리드 속 9회초를 맞이했지만 김대유가 신본기에게 추격의 1타점 2루타를 맞았고, 믿었던 마무리 고우석이 2사 1, 3루서 앤서니 알포드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헌납했다. 지난해 10월 24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 이후 무려 297일 만에 나온 블론세이브였다.
MVP는 LG 리빌딩 주역인 문보경이었다. 고우석이 10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가운데 10회말 선두로 나선 그가 KT 마무리 김재윤의 초구 직구를 받아쳐 극적인 끝내기홈런으로 연결한 것이다. 천신만고 끝 3연패를 끊어낸 순간이었다.
그런데 기쁨을 만끽하던 도중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홈런을 친 문보경이 홈에서 동료들과 끝내기 세리머니를 하는 도중 왼쪽 눈과 광대 부위에 물병을 맞은 것이다. 많은 선수들이 뒤엉켜 문보경의 생애 첫 끝내기를 축하하고자 물을 마구 뿌렸는데 이 때 누군가가 흥분한 나머지 물병을 던졌고, 불운하게도 이는 문보경의 얼굴 쪽으로 향했다.
세리머니를 마친 문보경은 물병을 맞은 충격에 왼쪽 광대와 눈썹 아래 부위가 벌겋게 달아오른 상태서 1루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눈썹 아래에는 작은 찰과상까지 났다. 물론 끝내기의 기쁨에 아픈 기색은 없어 보였다. 표정은 시종일관 밝았다.
문보경은 결국 왼쪽 눈썹 아래 반창고를 붙인 채 취재진 인터뷰에 임했다. 아울러 광대 쪽도 제법 부기가 남아있었다. 문보경에게 왜 눈썹 아래 반창고를 붙였냐고 묻자 “물병에 맞아서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문보경은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끝내기라는 걸 경험했다. 이는 9회 동점 허용을 겪은 LG의 3연패를 끊는 한방이었다. 동료들은 팀 리빌딩의 주역인 22살 어린선수가 귀중한 한방을 쳤으니 당연히 격한 축하를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실제로 홈에서 문보경을 맞이하는 광경에서 돈독한 팀워크가 느껴졌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흥분한 나머지 물이 담긴 물병이 선수 얼굴, 그것도 피부가 약한 눈썹 아래쪽으로 향했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장면이었다. 동료의 끝내기를 모두가 모여 축하하는 건 아름다운 문화이지만 그 속에서도 질서와 절제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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