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주를 그라운드에 주저앉게 만든 구자욱의 명품 수비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7.30 07: 22

이쯤 되면 이름 앞에 '수비 요정'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 것 같다. 구자욱(삼성)이 29일 대구 롯데전에서 두 차례 명품 수비를 연출하며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7-7로 맞선 롯데의 연장 10회초 공격. 선두 타자 이대호가 삼성 좌완 이승현의 1구째 직구(142km)를 가볍게 밀어쳤다.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되는 듯 했지만 구자욱은 타구가 땅에 떨어지기 직전에 걷어냈다. 롯데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은 번복되지 않았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동현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대호가 홈런을 쳤을 때처럼 바깥쪽 공을 결대로 잘 밀어쳤다. 그런데 구자욱의 스타트가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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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사 후 정훈이 좌전 안타로 누상에 나갔다. 타석에는 이학주. 이승현의 2구째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다. 타구는 오른쪽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이학주는 홈런을 예감한 듯 타구를 바라보며 여유 있게 뛰었다. 
우익수 구자욱은 펜스에 부딪히며 점프 캐치했다. 1루를 거쳐 2루를 향하던 이학주는 타구가 잡히자 헬멧을 벗어 그라운드에 내팽개치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1루 관중석에서는 아쉬움 가득한 탄식이 쏟아졌고 3루 관중석에서는 박수갈채가 나왔다. 
삼성은 연장 10회말 공격 때 1사 1,2루 기회를 잡았고 김현준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가져왔다. 
구자욱은 경기 후 SBS 스포츠와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 "쉬운 타구인데 어렵게 잡아 부끄럽다. 좀 더 안정감 있게 잡아야 하는데 아쉽다"며 "평범한 플라이라고 생각했고 바람의 영향으로 조금 더 멀리 날아갔지만 쉽게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부상 여파로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던 구자욱은 한화와의 포항 3연전에서 4할2푼9리(14타수 6안타)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에서도 2루타 1개와 1득점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는 "동료들과 팬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복귀 후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마음만큼 안된다"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마지막으로 "오늘 많은 팬들께서 야구장을 찾아와 주셨는데 (김)현준이의 끝내기 안타가 나와 팬들께서 더 기쁘실 것 같다.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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