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우완 투수 김민우(27)는 지난해 팀의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9경기에서 개인 최다 155⅓이닝을 던지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00. 데뷔 첫 규정이닝과 함께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도 발탁돼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대회도 나섰다.
그러나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시즌 첫 8경기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부진했다. 특히 5월6일 대전 KIA전 4⅓이닝 10실점(9자책), 5월12일 잠실 LG전 3이닝 8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가뜩이나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났던 한화는 토종 에이스의 부진까지 겹쳐 머리가 아팠다.
당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우리 선발진 상황이 여의치 않다. 김민우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야구는 적응의 스포츠이고, 다른 팀들도 지난해 김민우를 상대한 만큼 익숙해졌다. 김민우도 그에 맞춰 다른 대처를 해야 한다. 적응력이 좋은 선수라 다시 좋은 모습을 찾을 것이다”고 믿음을 표했다.
팀 사정상 로테이션을 건너뛰며 시간을 두고 재조정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와 함께 변화를 시도했다. 주자 없을 때도 세트 포지션으로 던지며 일정한 투구 릴리스 포인트를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5월18일 대전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에 시즌 최다 10탈삼진 경기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부터 최근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89로 살아났다. 이 기간 평균자책점 전체 10위. 11경기 모두 5회 이상 던졌고, 7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다. 그 사이 시즌 평균자책점도 4.76으로 끌어내렸다.
시즌 초반처럼 집중타를 맞지 않았다. 위기가 있을지언정 무너지지 않고 버티는 능력을 보여줬다. 어느새 100이닝(102)을 넘기며 팀 내 최다 투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간 고작 1승에 그치고 있다. 지난 5월24일 잠실 두산전(7이닝 1실점)이 마지막 승리로 최근 9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올 시즌 9이닝당 득점 지원이 2.9점으로 규정이닝 투수 24명 중 가장 적다. 불펜이 선발승을 날린 것도 3번이나 있다.
29일 대전 두산전에도 김민우는 6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6회 1실점을 내주기 전까지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타선 지원이 따르지 않았다. 6회까지 한화는 1점을 내는 데 머물렀고, 김민우는 승패 없이 7회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