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같은 로버츠 감독 돌려보냈다, FA 투수 모범생 '33세 커리어 하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7.30 04: 37

투수 교체에 칼같은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웬일로 고집을 꺾었다. 로버츠 감독을 돌려보낸 뒤 이닝을 끝까지 마무리한 좌완 투수 타일러 앤더슨(33)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 계속 되고 있다. 
앤더슨은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쿠어스필드 원정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다저스의 13-0 대승을 이끌었다. 시즌 11승(1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 2.61. 
다저스 타선이 4회까지 11득점을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승부가 기운 경기. 인상적인 장면은 7회 나왔다. 선두 브랜든 로저스에게 안타를 맞은 내준 뒤 랜달 그리칙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앤더슨. 그때 로버츠 감독이 덕아웃에서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면 투수 교체를 의미한다. 로버츠 감독은 투구수에 맞춰 투수 교체를 칼같이 하기로 유명하다. 

[사진] 타일러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불펜에선 우완 투수 제이크 리드가 몸을 풀고 등판을 준비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이 어찌된 일인지 마운드에서 앤더슨과 몇 마디 나눈 뒤 혼자 마운드를 내려갔다. 출격 명령을 받은 리드가 외야 불펜에서 나와 마운드로 향하던 발길을 멈췄다. 앤더슨의 투구 의지를 확인한 로버츠 감독이 마음을 바꾼 것이다. 
앤더슨은 다음 타자 엘리아스 디아즈를 상대로 초구 체인지업을 던져 3루 땅볼을 유도했다. 5-4-3 병살타로 이닝 종료. 앤더슨은 총 투구수 94개로 7이닝을 책임지며 경기를 마쳤다. 로버츠 감독의 믿음이 빛을 본 순간이었다. 
[사진] 타일러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까지 앤더슨은 올 시즌 19경기(17선발)에서 110⅓이닝을 던지며 11승1패 평균자책점 2.61 WHIP 0.99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NL)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4위, WHIP 7위. 시즌 내내 이탈 없이 토니 곤솔린(11승1패 2.26)과 함께 다저스의 선발 원투펀치로 활약 중이다. 
지난 2011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지명된 유망주 출신인 앤더슨은 2016년 콜로라도에서 데뷔했다. 그러나 무릎 부상 여파로 지난해까지 6시즌 통산 117경기 29승38패 평균자책점 4.62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31경기(167이닝) 7승11패 평균자책점 4.53으로 건강하게 풀타임을 소화하며 다저스의 눈에 들었다. 
[사진] 타일러 앤더슨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3월 다저스가 앤더슨과 1년 8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예비 선발 자원으로 첫 2경기는 구원으로 등판했지만 앤드류 히니,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로테이션에 들어와 자리를 꿰찼다. 첫 패전을 당하기 전까지 8연승을 달리는 등 33세의 적잖은 나이에 첫 10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올스타에도 뽑혔다.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7마일(146km)로 빠르지 않지만 피안타율 1할7푼에 불과한 체인지업의 비율을 늘린 것이 효과를 봤고, 9이닝당 볼넷 1.5개의 안정된 제구도 빛을 발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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