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테랑 투수 장원준(37)이 4년 만에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놓쳤다. 개인 통산 130승에 1승만 남겨놓았는데 좀처럼 닿지 않는다.
장원준은 지난 29일 대전 한화전에서 5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선발 최승용이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지만 1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을 호출했다. 지난 26일 1군 복귀 이후 첫 등판이 1점차 위기 상황이었지만 노련한 장원준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마이크 터크먼을 초구 슬라이더로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김태연을 5구 승부 끝에 유격수 내야 뜬공 유도했다. 초구 직구 이후 4연속 체인지업을 던져 김태연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장원준이 1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정리하자 두산 타선도 힘을 냈다. 6회 1사 2루에서 김재환이 좌측 펜스로 향하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냈다. 장원준에게 구원승 요건이 갖춰진 순간이었다.
1-0 리드를 안고 6회 마운드에 올라온 장원준은 선두 정은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박치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치국은 노시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하주석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1사 1,2루 위기에서 김명신으로 투수가 다시 바뀌었다. 김명신은 대타 김인환을 2루 땅볼로 유도했다.
4-6-3 병살로 이닝이 끝나면 장원준의 승리 요건이 유지될 수 있었지만 2루수 강승호의 토스가 살짝 낮게 들어갔다. 유격수 안재석이 몸이 기운 채로 잡아 1루 선행 주자를 포스 아웃시켰지만 1루 송구를 하지 못했다. 결국 계속된 2사 1,3루에서 장진혁의 우전 적시타가 나오면서 1-1 동점. 장원준의 구원승이 그렇게 날아갔다.
장원준의 가장 최근 승리는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18년 5월5일 잠실 LG전(6이닝 무실점) 선발승이 마지막으로 이후 74경기(11선발)에서 승리 없이 7패만 안았다. 2018년 시즌 중반부터 에이징 커브에 따른 구위 하락과 무릎 부상이 겹치면서 더 이상 전성기 같은 공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2019~2020년에는 1군에서 각각 6경기, 2경기 등판에 그쳤다.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지난해부터 완전히 중간계투로 나서 2년간 1세이브 9홀드를 챙겼다. 올 시즌 1~2군을 오르내리면서도 원포인트로 16경기(10⅔이닝)에서 5개의 홀드를 따냈다. 그리고 이날 모처럼 구원승 요건을 갖췄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4년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면서 장원준의 KBO리그 역대 11번째 통산 130승 달성도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장원준이 129승을 거둔 2018년 5월 당시만 해도 통산 130승 투수는 6명에 불과했다. 장원준의 승리 시계가 멈춘 사이 2018년 9월 임창용(130승), 2019년 6월 윤성환(135승), 2019년 7월 김광현(145승), 양현종(157승)이 차례로 130승 고지를 밟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