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무리투수 장시환(35)의 연패가 어느새 '17'까지 불어났다. KBO리그 역대 최다 18연패를 당한 심수창(41)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기록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장시환은 지난 29일 대전 두산전에서 3-2로 앞선 9회 마무리로 등판했으나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3피안타 3볼넷(고의4구 2개) 5실점으로 무너졌다. 전날(28일) 포항 삼성전에 이어 연이틀 블론세이브.
삼성전에선 역전을 허용하지 않아 패전을 면한 장시환이지만 이날은 한꺼번에 대량 실점하면서 패전을 떠안았다. 시즌 4패째. 지난 2020년 9월27일 대전 NC전부터 시작된 개인 연패가 2년 사이에 '17'까지 늘어났다.
17연패는 KBO리그 역대 2위 기록. 지난 1987년 4월19일 사직 삼성전부터 1991년 8월17일 사직 태평양전 더블헤더 2차전까지 롯데 투수 김종석이 기록한 16연패를 뛰어넘었다. 승리 없이 한 번만 더 지면 심수창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심수창은 LG 소속이었던 지난 2009년 6월26일 문학 SK전부터 넥센으로 팀을 옮긴 2011년 8월3일 대구(시민) 삼성전까지 무려 18연패를 당했다. 이 기록은 10년 넘게 깨지지 않은 채 KBO리그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2019년을 끝으로 은퇴한 뒤 해설가 및 방송인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심수창은 18연패 아픔을 ‘자학 개그’ 소재로 쓰고 있다.
장시환은 넥센 시절 심수창와 함께한 인연이 있다. 장시환은 “수창이형이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캠프에 촬영차 와서 자기 연패를 넘보지 말라고 우스갯소리를 하셨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진심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연패를 끊고 싶은데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마무리 보직이다 보니 끊을 수 있는 상황도 많지 않다”며 “연패 생각을 하면 한도 끝도 없다. 끊길 때가 되면 끊길 것이라 생각한다”고 초연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했다.
지난해까지 선발 13연패를 당한 장시환은 올해 불펜으로 보직을 바꿨지만 구원으로 4연패를 추가했다. 정우람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4월 중순부터 마무리를 꿰차 전반기 13세이브를 따내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연패는 끝나지 않았다.
동점 상황에서 나와 구원승으로 연패를 끊을 기회가 몇 번 있긴 했지만 한화 타선이 도와주지 못했다. 팀 전력이 약하다 보니 행운의 구원승도 쉽지 않다. 최근 6경기 연속 실점으로 장시환의 투구 자체도 초반만 못해 연패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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