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 훨씬 이전에 있었던 17승 에이스…새 외인에게 그의 향기가 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30 10: 47

 “개리 레스와 스타일이 거의 흡사한데요?”
두산 권명철 투수코치는 새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의 첫 불펜피칭을 지켜본 뒤 18년 전 17승 외인 에이스를 떠올렸다. 만일 권 코치의 안목이 정확하다면 브랜든은 후반기 두산의 미라클을 이끌 효자 외인이 될 수 있다.
‘190만달러(25억원) MVP’ 아리엘 미란다의 대체 외인으로 낙점된 브랜든은 지난 13일 총액 23만달러(약 3억원)에 두산과 계약했다. 브랜든은 27일 오후 약혼자 매디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전임자 미란다가 달았던 5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고 비로소 베어스의 일원이 됐다.

브랜든은 이날 불펜피칭을 시작으로 30일 퓨처스리그 경기를 거쳐 내달 4일 잠실 삼성전에서 데뷔할 예정이다. 2022.07.28 /jpnews@osen.co.kr

이튿날 곧바로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프런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브랜든의 쇼케이스가 펼쳐졌다. 잠실구장 불펜에 처음 선 그는 최고 145km의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을 구사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총 투구수는 28개. 브랜든은 이에 그치지 않고 러닝을 자청하며 의욕에 찬 모습을 보였다.
브랜든을 지근거리에서 본 권 코치는 “영상으로 미리 투구를 봤는데 투구 매커니즘과 제구력이 좋아보인다.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모두 커맨드가 안정적이다. 던지는 포인트가 일정하다”라고 흡족해했다.
두산 게리 래스 / OSEN DB
브랜든은 바로 실전 등판이 가능할 정도의 몸을 만들어서 왔다. 권 코치는 “미국에서 65개까지 던지고 왔다고 들었다. 몸 상태는 거의 완벽한 상태”라며 “30일 퓨처스리그 이천 고양전에서 65~70구를 소화한 뒤 4일 휴식 후 내달 4일 잠실 삼성전에서 데뷔하는 일정이 잡혔다. 문제가 없다면 데뷔전에서 80~90개 정도를 던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브랜든은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149경기 가운데 85경기를 선발로 나섰다. 그런데 2019년을 끝으로 선발 경험이 없고, 메이저리그 통산 11경기 역시 모두 구원 등판이었다. 권 코치는 이에 대해 “선발 경험이 없어 투구수가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공 자체는 좋아보였다”라고 말했다. 브랜든 또한 “걱정은 없다. 많은 시간 선발로도 던졌다. 멀티이닝을 자신한다. 우려는 없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4시즌을 끝으로 두산에서 은퇴한 권 코치는 브랜든을 보며 은퇴 시즌 한솥밥을 먹었던 외국인투수 레스를 떠올렸다. 레스는 2002년 31경기 16승 8패 평균자책점 3.87, 2004년 29경기 17승 8패 평균자책점 2.60의 위력투를 뽐내며 효자 외인으로 불렸던 좌완투수다. 지금 두산의 17승 에이스 하면 2019년 17승을 거둔 이영하가 언급되지만 이보다 훨씬 이전에 원조 17승 에이스가 있었다.
권 코치는 “다른 것보다 체력 관리와 시차 적응이 우선이다. 브랜든에게도 이를 신경 쓰라고 말해줬다. 외국인투수는 선발 로테이션만 꾸준히 잘 소화해주면 성공이다”라고 브랜든의 순조로운 KBO리그 적응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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