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도 없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34)이 8년 연속 두 자리 승리를 따냈다.
양현종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선두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시즌 20번째로 선발등판했다. 6⅔이닝 5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의 화끈한 지원을 받아 팀의 11-2 승리를 이끌고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며 곧바로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스타전부터 물들인 노랑머리 때문일까? 1회초 운이 따랐다. 첫 타자 추신수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중견수 김호령이 몸을 날렸으나 타구를 잡지 못했다. 추신수가 3루까지 내달리다 나성범-박찬호-류지혁으로 이어지는 정확한 중계플레이에 태그아웃 당했다.
실점위기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힘을 얻은 양현종은 3회까지 볼넷 1개만 내주는 호투행진을 벌였다. 4회초 최지훈에게 기습 번트를 내주고 2사후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5회도 또 한 점을 허용했다. 실점은 이것 뿐이었다. 노련미 넘치는 투구로 SSG 타자들을 요리했다.
더욱이 뒤에는 든든한 타선이 있었다. 3회까지 나성범의 3점홈런 등 5점을 지원했고, 4회말 2점, 5회말 또 한 점을 뽑아 힘을 불어넣었다. 나성범은 7회 좌월 3점포를 날려 2홈런 7타점의 맹타로 에이스의 10승 길을 닦았다. 2번 이창진은 4안타 3득점을 올렸다.
양현종은 6회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고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다. 투수구가 많지 않아 7회도 올랐고 2사후 추신수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등판을 마쳤다. 98구를 던졌고 직구(51개)를 중심으로 슬라이더(26구) 체인지업(19구), 커브(2개)를 섞어 던졌다.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이면서 SSG 타선을 효율적으로 제어했다.
20번째 등판에서 14번째 QS이다. 아홉수 없이 10승 고지를 바로 밟았다. 특히 2014년 16승을 따낸 이후 8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에 성공했다. KBO 역대 5번째 대기록이다. 이날 승리로 157승째를 따냈다. 아울러 통산 6번째로 2100이닝을 달성하기도 했다.
던질수록 기록도 쌓여가고 있다. 양현종은 2021시즌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잠시 팀을 떠났다. 한 시즌을 보내고 103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복귀와 동시에 에이스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존경하는 선배이자 스승 이강철 KT 감독의 10년 연속 두 자리 승수는 또 하나의 목표가 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