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7월초 발생한 ‘스케치북 검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런데 삼성팬들은 사과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사건 발생 후 18일이 지나고, 갑자기 심야에 올린 사과문. 일부 삼성팬들은 ‘스케치북 시위’를 한다니까 사과문을 올린 것 아니냐는 의문을 드러내기도 했다.
삼성은 2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구단 공식 SNS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밤 10시 30분쯤이었다.
삼성 구단은 “삼성 라이온즈 팬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전반기 마지막 홈경기 시리즈 동안 세이프티 캠페인에 따른 검색 과정에서 일부 팬들의 스케치북을 일일이 열어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도 있어선 안 될 일이었습니다. 현장에서 불쾌감을 느끼셨을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앞으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울러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팬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7월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은 삼성팬은 보안 요원들이 야구장 입구에서 어린이팬들의 스케치북까지 한 장 한 장 샅샅이 검사하느라 평소보다 입장 시간이 오래 걸렸고, 줄도 길게 늘어섰다는 불만의 글을 커뮤니티에 올렸다.
일부 팬들이 스케치북에 선수나 구단 관계자를 비난하는 글을 적어서 펼치는 것을 막고자 한 것. 그러나 과잉대응이었다. 많은 팬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스케치북 검열’을 두고 삼성 구단을 향한 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삼성 관계자는 “구단에서 지시한 것이 아니다. 협력 관계인 외부 경비 업체에서 과도하게 검사를 한 것 같다. 트럭 시위까지 겹치면서 조금 더 꼼꼼하게 보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이것이 과하게 행해졌다”고 설명했다. 사과 계획은 없어 보였다.
삼성은 후반기 시작 후 13연패 수렁에 빠지며 팀 40년 역사에서 최악의 연패 기록을 작성했다. 순위는 9위까지 밀려나면서 삼성 구단을 향해 팬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밤 삼성 구단의 사과문을 두고, 커뮤니티에서 일부 삼성팬들은 “내일(29일) 라팍에서 팬들이 스케치북 시위를 한다니까 사과하는 것이냐”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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