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츠의 상징이 은퇴투어를 하는 날마저 졸전이었다. 롯데가 후반기 시작과 함께 2연속 스윕을 당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 패배로 5연패와 함께 7위로 떨어진 롯데. 그러나 28일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남달랐다. 팀의 상징이자 KBO 리빙 레전드인 이대호가 10개 구단 첫 은퇴투어를 하는 날이었기 때문.
래리 서튼 감독은 이대호를 67일 만에 4번에 배치하며 “오늘 경기가 선수단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부산 팬들에게도 큰 의미가 될 것이다. 구단과 팬들에게 오늘의 특별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 이대호는 KBO리그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이대호는 경기 전 진행된 은퇴투어에서 “이렇게 행사를 준비해주신 두산 관계자분들과 선수단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같이 하는 롯데에 고맙고 올스타전 때는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는데 너무 감사하다. 남은 경기 최선 다해서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겠다”라고 남은 시즌 활약을 약속했다.
불행하게도 이대호의 바람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3회까지는 찰리 반즈(롯데)와 로버트 스탁(두산)의 팽팽한 투수전이 전개됐다. 문제는 4회였다. 믿었던 반즈가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2사 만루를 자초한 뒤 충격의 3연속 밀어내기 실점을 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9년 이후 안타가 없는 백업 포수 안승한에게도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초반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롯데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7회 선두 잭 렉스와 전준우가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든 가운데 은퇴투어의 주인공 이대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롯데 마운드가 다시 흔들렸다. 바뀐투수 강윤구가 연속안타로 처한 무사 1, 3루서 더블스틸과 김재환의 1타점 2루타로 2점을 내줬다. 이후 서준원이 불을 끄기 위해 올라왔지만 김재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고 완전히 동력을 잃었다.
마지막 9회 선두 렉스의 3루타에 이은 고승민, 이대호, 대타 정훈의 적시타로 3점을 만회했지만 상대에게 승기가 기운 뒤였다.
롯데는 결국 두산에 5-8로 완패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휴식기 때만 해도 5위 KIA를 4경기 차로 추격하며 가을야구 희망을 키웠지만 2연속 스윕패로 6위에 1.5경기 뒤진 7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후반기가 6경기 진행된 가운데 승리가 없는 팀은 10개 구단 중 롯데가 유일하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