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빅보이 이대호가 두산 베어스와 함께 은퇴투어의 화려한 문을 열었다.
두산은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의 시즌 11차전에 앞서 이대호 은퇴투어 이벤트를 진행했다. KBO리그 10개 구단 첫 투어였다.
이대호는 행사를 앞두고 두산팬 50명, 롯데팬 50명을 대상으로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10개 구단 팬들과 선수단을 위한 모자 3000여개를 사비로 준비한 그는 친필 사인이 담긴 모자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본 행사는 오후 6시 10분에 시작됐다. 이대호의 은퇴투어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두산 김태룡 단장이 기념액자, 전풍 사장이 이대호의 좌우명인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새긴 이천 달항아리를 선물했고, 김태형 감독과 주장 김재환이 꽃다발 전달과 함께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다음으로 이대호의 부인인 신혜정 씨가 꽃다발을 들고 남편과 함께 두산과의 마지막 추억을 사진에 담았다.
이대호는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행사를 준비해주신 두산 관계자분들과 선수단 감독님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항상 같이 하는 롯데에 고맙고 올스타전 때는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렸는데 너무 감사하다. 남은 경기 최선 다해서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겠다”라고 인사를 남겼다.
마지막으로 이대호와 롯데, 두산 선수단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이 진행됐다. 과거 롯데 시절 이대호와 한솥밥을 먹은 장원준(두산)은 특별히 이대호 옆에서 촬영에 임했다. 동시에 1, 3루 관중석에 앉은 팬들은 단체로 이대호의 응원가를 합창했다.
이대호는 투어 후 구단을 통해 “두산과 많은 추억이 있지만 2010년 준플레이오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 테이핑과 진통제를 8알 정도 먹고 경기에 나갔다”라며 “마지막 타석에서 고통을 참고 죽기살기로 쳤는데 홈런이 나와 기쁘게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수훈 인터뷰 때도 어지러워서 머리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라고 두산과의 추억을 회상했다.
또한 “몇 년 전 오재원과의 사건이 있었다. 이제야 이야기하지만 워낙 친한 사이다. 우리 팀이 지고 있던 상황이어서 우스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이지 절대 상대팀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워낙 착하고 좋은 동생이다. 혹시라도 기분 상하셨을 두산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떠나는 길이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대호는 이날 팬들뿐만 아니라 두산 1군 선수단에게도 전원 모자를 선물했다. 이를 받은 허경민은 “2015년 가을,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함께 발탁되며 처음 인연을 맺었다. 워낙 대스타라 처음엔 무섭기도 했는데 함께 지내며 정말 편하게 잘해주셨다. 유머 때문에 웃은 기억이 많다. 한국야구 레전드와 몇 년간 같은 그라운드를 누볐다는 자체가 영광이다. 앞으로도 제2의 인생 변함없이 응원하겠다. 대호 선배께서도 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정철원은 “어릴 때부터 정말 존경했던 선배다. 꼭 한번 마운드에서 직접 상대하고 싶었는데 이번 3연전을 통해 맞붙은 자체가 영광이다. 이대호 선배를 보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운 후배로서 멋진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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