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었던 좌완 투수 패트릭 코빈(33)이 1회도 못 버티고 무너졌다. 2년 사이 무려 30패를 당했다.
코빈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22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7피안타 1볼넷 6실점으로 무너지며 조기 강판됐다. 코빈이 선발로 나서 1회를 못 넘긴 건 메이저리그 통산 250경기 만에 처음 있는 일.
1회 시작부터 다저스 1번 무키 베츠에게 2루타를 맞은 코빈은 트레이 터너를 우익수 직선타, 프레디 프리먼을 1루 땅볼 처리했으나 윌 스미스에게 볼넷을 내주며 주자를 쌓았다. 이어 저스틴 터너에게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 허용. 다음 타자 트레이시 톰슨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점을 내준 코빈은 핸저 알베르토에게 우측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오스틴 반스에게도 중전 적시타, 가빈 럭스에게 중견수 쪽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추가 2실점했다.
타자 일순으로 다시 만난 베츠를 2루 내야 안타로 또 1루에 내보냈다. 6연속 안타로 뭇매를 맞은 코빈은 더 이상 마운드를 버티지 못했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 에라스모 라미레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라미레즈가 트레이 터너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코빈의 실점은 6점으로 끝났다. 워싱턴이 다저스에 1-6으로 패하면서 코빈은 패전투수가 됐다.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코빈은 "모든 것이 좌절스럽고, 힘들었다. 우리 불펜이 잘 던졌고, 내일이 쉬는 날이라 다행이지만 불펜에 휴식을 주지 못하고 내 일을 하지 못한 것은 정말 끔찍하다. 오늘을 빨리 잊고 넘어가야 한다. 더 좋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즌 14패(4승)째를 당한 코빈은 리그 전체 통틀어 최다패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에도 리그 최다 16패를 당했던 코빈은 올해도 최다패 투수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 2년간 무려 30패. 패수만 많은 게 아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6.02에서 6.49로 치솟았다. 규정이닝 투수 64명 중 유일하게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가장 높다. 부상이 있거나 구속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 계속 난타를 당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데뷔한 코빈은 이듬해 첫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8년 두 번째 올스타와 함께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5위에 올랐고, 시즌 후 워싱턴과 6년 1억4000만 달러 FA 계약으로 대박을 터뜨렸다.
계약 첫 해였던 2019년에는 33경기(202이닝) 14승7패 평균자책점 3.25 탈삼진 238개로 활약하며 워싱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그해 포스트시즌에서 평균자책점 5.79로 높았지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승2홀드로 활약했다. 이적 첫 해부터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며 모범 FA가 되는 듯했다.
그러나 우승 이후 끝없이 추락 중이다. 2020년 11경기 2승7패 평균자책점 4.66으로 커리어가 하락세로 꺾였고, 지난해 31경기 9승16패 평균자책점 5.82로 리그 최다패로 무너졌다. 올해는 커리어 첫 6점대 평균자책점에 2년 연속 리그 최다패 투수가 될 페이스. 올해 코빈의 연봉은 약 2340만 달러인데 성적은 리그 최악의 선발투수다.
내년 2440만 달러, 내후년 3540만 달러로 더 많은 연봉이 남았다는 점이 워싱턴에겐 절망스럽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