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이 이틀 만에 지고 말았다.
지난 27일 잠실 롯데전에서 6-5 신승을 거두며 18일 만에 6위를 탈환한 두산 베어스. 그러나 마냥 후반기 첫 위닝시리즈의 기쁨을 만끽할 순 없었다. 2군으로 내려간 정수빈을 대신해 새 주전 중견수로 낙점된 김태근(26)이 1군 콜업 후 이틀 만에 불의의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9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근은 6-3으로 앞선 8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롯데 황성빈의 빗맞은 타구를 잡기 위해 앞으로 뛰어가는 과정에서 우측 발목을 다쳤다. 한 발로 뛰어서라도 타구를 처리하려고 했던 그는 결국 극심한 통증과 함께 몸을 일으키지 못했고, 결국 들것에 실려 경기장에 들어온 앰뷸런스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동했다. 3루 롯데 원정팬들까지 김태근을 연호할 정도로 부상 장면이 안타까웠다.
김태근은 병원 도착과 함께 응급조치를 받았으나 정확한 진단명은 듣지 못했다. 늦은 시간이라 발목 부위 검사에 제한이 있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다시 병원으로 향해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몸을 일으킬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호소했기에 큰 부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배명고-건국대 출신의 김태근은 2019 두산 2차 5라운드 49순위 지명을 받은 우타 외야수다. 입단 첫해 두산의 두터운 외야진을 뚫지 못하며 대수비, 대주자로만 9경기에 나섰고, 자연스럽게 2020년 6월 상무로 향해 병역 의무를 일찌감치 해결했다. 군에서는 두 시즌 통산 129경기 타율 2할8푼9리 5홈런 69타점 28도루 114득점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던 터.
그러나 다시 1군으로 돌아오는 길은 험난했다. 지난해 12월 전역과 함께 복귀 시즌을 준비하던 도중 두 차례의 내복사근 부상을 당하며 예상보다 콜업이 늦어진 것이다. 1군에 빨리 올라가려는 조급한 마음이 부상으로 이어졌다.
부상을 모두 털어낸 김태근은 전역 후 감격의 첫 콜업 경기였던 지난 26일 잠실 롯데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쐐기 적시타로 장식했다. 이후 27일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돼 2회 12구 끝 볼넷, 5회 추격의 1타점 적시타로 좋은 감을 그대로 이었다. 그의 발목 부상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김태근의 정확한 발목 상태는 28일 오후가 돼야 나올 전망이다. 당연히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야겠지만 경미한 부상이라도 회복 기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이제 갓 핀 날개를 다시 접게 된 김태근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