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박치국(두산)이 팔꿈치 수술 이후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42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박치국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10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6위 탈환을 뒷받침한 값진 승리였다.
박치국은 3-3으로 맞선 6회 선발 이영하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황성빈-안치홍-한동희 순의 상위타선을 만나 가볍게 10구 삼자범퇴를 치렀다. 최고 148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곁들인 결과. 이후 6회 대타 김인태가 3점홈런으로 6-3 리드를 가져온 가운데 7회에도 등판해 선두 전준우를 삼진, 이대호를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7회를 온전히 마칠 순 없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잭 렉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후속 정훈 타석 때 정철원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정철원은 정훈의 내야안타로 2사 1, 2루에 처했지만 곧바로 대타 고승민을 2루수 땅볼 처리, 이닝을 마무리했다. 두산이 최종 6-5 승리를 거두며 박치국은 팔꿈치 수술 전인 지난해 6월 1일 창원 NC전 이후 421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제물포고를 나와 2017 2차 1라운드 10순위로 두산맨이 된 박치국은 신인 때부터 필승조 자원으로 각광받았다. 신예답지 않은 승부사 기질을 앞세워 어떤 상황에서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승선에 이어 2020년 63경기 4승 4패 7홀드 평균자책점 2.89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팔꿈치가 5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나날을 버티지 못했다. 2021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에 경미한 통증을 느낀 박치국은 시즌에 돌입해서도 잦은 기복과 두 차례의 부상자명단 등재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MRI 검진 결과 수술이 결정되며 2021년 6월 24일 키움전을 끝으로 2021시즌을 마감했다.
수술 당시만 해도 올 시즌 후반기는 돼야 복귀가 가능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제물고포 시절 이후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인 만큼 상태가 완전해질 때까지 차분히 기다린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재활 기간이 단축되면서 지난달 15일 마침내 1군 엔트리에 복귀해 필승조로 편성됐다. 6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14.73으로 1군 적응기를 가진 그는 전날 승리를 비롯해 7월 평균자책점 1.17의 호투를 펼치며 국대 잠수함의 귀환을 알렸다.
박치국은 경기 후 “수술하고 첫 승이라 기쁘다. 팀이 연승을 할 수 있는 승리라 기쁨이 배로 크다”라며 “일단 동점이라 점수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불펜에서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 상대 타순이 좋아 공 하나하나 집중해서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부상 복귀 초반 안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앞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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