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트럭시위도 소용없었다. 롯데가 또 다시 후반기 첫 승에 실패하며 6위 자리를 두산에 내줬다.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일부 롯데 팬들의 트럭시위에 현장이 떠들썩했다.
한 팬은 27일 “성민규 단장 부임 3년차, 달라진 것 없는 롯데의 모습에 팬들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이며 구단주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라고 트럭 시위를 제보했다. 50여명의 롯데 팬들이 모금에 참여해 시위를 주최했고, 이날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지난 3년간 성민규 단장의 무능함, 서튼 감독의 비상식적인 경기 운용, 해이해진 선수단 기강 규탄 등이 잠실 롯데월드타워 앞에 주차된 트럭 전광판에 송출됐다.
롯데 사령탑 또한 트럭시위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이날 사전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일 열심히 경기를 하고 있다. 당연히 이기려고 하며, 우승팀의 방향성을 갖고 열심히 한다”라며 “우리는 플레이오프를 향해서 최선을 다하고 이기려고 노력할 것이다. 최대한 열심히 해서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연패 탈출을 향한 의지를 전했다.
경기 초반에는 어느 정도 선수단의 의지가 확인됐다. 1회 호세 페르난데스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계속된 2사 2, 3루 위기서 유격수 이학주가 호수비로 이닝을 끝냈고, 2회 잭 렉스의 볼넷, 이학주의 내야안타, 안중열의 볼넷으로 맞이한 2사 만루서 안치홍(2타점)-한동희가 연속 적시타로 단숨에 3-1 역전을 이끌었다. 선발 이인복 또한 2회부터 4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
롯데 마운드는 5회부터 급격히 흔들렸다. 순항하던 이인복이 선두 김재호-안재석(2루타)-김태근-안권수에게 4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3-3 동점을 허용한 것이다. 계속된 무사 1, 2루 위기를 페르난데스의 병살타, 양석환의 삼진으로 극복했지만 6회 김도규가 볼넷과 내야안타로 1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어 올라온 구승민이 김재호의 야수선택에 이어 대타 김인태에게 우월 3점홈런을 헌납했다. 2B-2S에서 던진 5구째 150km 직구가 가운데로 몰린 결과였다.
롯데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8회 1사 후 황성빈이 2루타, 안치홍이 볼넷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린 뒤 전준우가 2타점 적시타로 1점 차 턱밑 추격을 가했다. 그러나 동점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9회 선두 렉스의 안타와 박승욱의 볼넷 또한 득점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롯데는 결국 두산에 5-6으로 무릎을 꿇으며 5연패와 함께 6위 자리를 두산에게 내줬다. 7월 5일 인천 SSG전 이후 22일 만에 7위로 추락한 순간이었다.
휴식기 때만 해도 5위 KIA에 4경기 뒤진 6위에서 가을야구의 희망을 키웠던 롯데. 그러나 5위와의 격차를 좁히기는커녕 7위로 순위가 떨어지며 2017년 이후 5년만의 가을 도전이 더욱 험난해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