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팬들 자존심 강하다" 초대 사령탑 레전드의 뼈있는 당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7.27 13: 15

"타이거즈 팬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지난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도중 KBO 40인 레전드로 선정된 김성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에 대한 시상식이 있었다. 
김성한 감독은 KBO가 출범 40주년을 맞아 전문가집단과 팬들의 투표를 받아 선정한 레전드 40인 가운데 한 명으로 뽑혔다. 지금까지 발표된 레전드 가운데 타이거즈 출신으로는 선동열 전 감독, 이종범 LG 트윈스 2군 감독에 이어 세 번째이다. 

KBO 40인 레전드로 선정된 김성한 전 감독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KIA 타이거즈 제공

그만큼 타이거즈맨으로 상징성이 크다. 동국대를 졸업하고 1982년 프로야구 출범한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원년 멤버이다. 원년 타점왕을 따냈고, 투수로는 10승을 올리는 등 이도류의 원조이다. 홈런왕에 세 번 올랐고 최다안타 1위도 두 차례 했다. 타점왕도 세 번 차지했다. 
1983년, 1986~1989년, 1991년, 1993년 등 7번의 한국시리즈를 이끌었다. 18년간 지휘봉을 잡은 김응용 감독의 뒤를 이어 해태 타이거즈의 사령탑에 올랐다. 2001년 8월 해태를 인수해 출범한 KIA 타이거즈의 초대 사령탑이기도 했다. 2002년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지도력도 발휘했다.  
선수 김성한이 이끌던 타이거즈는 무적이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워낙 출중한데다 팀워크도 좋았고, 동시에 서로간에 "내가 최고이다"라는 자존심이 강해 보이지 않는 경쟁도 뜨거웠다. 선수 스스로가 알아서 경기를 준비하고 노력했고 9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2001년 출범한 KIA 타이거즈는 작년까지 21년 동안 우승은 2009년과 2017년 두 번 뿐이었다. 우승 포함 포스트시즌은 9번 진출했다. 2005년과 2007년 두 번이나 최하위(8위)에 떨어졌고, 2021년은 9위의 굴욕도 맛보았다. 우승을 하더라도 지속 가능한 강팀이 아니었다.  
KBO 40인 레전드로 선정된 김성한 전 감독이 최준영 대표이사, 김종국 감독, 김선빈 주장과 포즈를 취했다./KIA 타이거즈 제공
팬들도 변함없이 성원을 보내왔지만 기복있는 성적에 실망도 많았다. 올해는 작년 9위에서 5위의 성적으로 뛰어올라 팬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강팀이라는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선수 시절 우승을 7번이나 이끌었고, KIA 초대 사령탑을 지낸 레전드에게 KIA 야구는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다.  
배번 11번이 박힌 검정색 상의 유니폼을 선물받은 레전드는 마이크를 잡고 "레전드로 뽑아준 팬들에게 뜨거운 감사를 드린다"고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이 말 한마디는 꼭 하고 싶다. 타이거즈 팬들은 자존심이 강하다. 팬 분들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  선수단을 향한 타이거즈 레전드의 뼈있는 당부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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