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세워서 치더라".
롯데 자이언츠 빅보이 이대호(40)가 부진에 빠진 한 선수를 구했다. 이대호는 올스타전 홈런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만 차지한 것이 아니었다. NC 다이노스의 내야수 노진혁(33)의 부진까지 치유했다.
노진혁은 전반기 타율 2할4푼3리의 슬럼프를 겪었다. 2020년 2할7푼4리, 20홈런, 82타점 커리어하이를 찍었으나 2021년은 부상으로 103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해는 더욱 부진했다. 예비 FA 효과도 미비했다.
그러나 올스타 휴식기를 보내고 후반기에는 달라진 타격을 했다. 4경기에서 14타수 6안타(.429) 5타점을 수확했다. 지난 26일 KIA와의 광주경기에서는 3안타 3타점을 터트리며 9-1 승리를 거두었다. 후반기 3승(1패) 과정에서는 노진혁의 활약이 배여있었다.
계기는 주장 완장을 반납하면서 마음이 홀가분해진 것이 컸다. 또 하나 기술적으로 이대호에게 도움을 받은 것이 있었다. 타격시 몸을 수그렸는데 꼿꼿이 세우는 폼이었다. 올스타 홈런레이스에서 이대호의 타격 자세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노진혁은 "올스타 휴식기중 폼을 다시 찾아보자고 생각했다. 그 폼이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엉덩이를 오픈하고 빼고 있었는데 세우고 방향성에 매진했다. 처음부터 쉽지 않지만 익숙해지면서 좋은 타구가 나왔다. 2020년의 느낌이다. 올해는 3개월 만에 그 느낌을 찾아서 기분좋다"고 말했다.
이어 "좌투수를 상대하면 오른쪽 엉덩이가 빠졌다. 세우는 타법으로 하다보니 좌투수 약한 점도 보완이 됐다. 이대호 선배가 홈런레이스 할 때 (상체를) 엄청 세워서 치더라.'오! 이렇게 해보면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좋았다. 상체가 구부러졌는데 세우면서 엉덩이도 넣는 느낌이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대호는 은퇴를 하는데도 3할3푼3리로 타격 3위에 랭크되어 있다. 1위 이정후(키움)와 5리 차이에 불과하다. 타격왕을 하고 은퇴하는 최초의 선수가 될 수도 있다.
통산 타율도 3할8리에 이른다. 육중한 체격 때문에 내야안타가 거의 없는데도 세 번이나 타격왕까지 차지한 바 있다. 부진에 빠진 타자까지 구해내는 등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살아있는 타격 교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