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포항 삼성-한화전.
이날 한화 선발 투수로 나선 장민재는 6회까지 무실점 쾌투를 뽐냈다. 2회를 제외하고 5차례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할 만큼 안정감 있는 투구가 돋보였다. 장민재는 2점 차 앞선 7회 구자욱의 우중간 2루타, 호세 피렐라의 좌전 안타로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한화 벤치는 장민재 대신 김범수를 투입하며 급한 불을 끄려고 했다. 그러나 김범수가 오재일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원석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 때 3루에 있던 구자욱이 홈을 밟으며 1점을 내줬다. 2루 주자 피렐라는 3루 진루를 시도하다가 포수 최재훈의 송구에 2루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2사 1루.
김범수는 대타 김태군에게 우중간 안타를 내주며 2사 1,3루 상황이 됐다. 1루 대주자로 나선 김지찬이 견제에 걸린 사이 3루 주자 오재일이 홈으로 뛰다가 협살을 당하고 말았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와 7회 무사 만루 위기를 지켜봤던 장민제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는 “조마조마한 것보다 (김)범수가 워낙 좋은 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꼭 막을 거라 생각했고 잘 막아줬고 이겼기 때문에 기분 좋다”면서 “범수에게 고맙다는 이야기 하고 싶고 (강)재민이, (장)시환이 형이 뒤에서 잘 막아줬다”고 말했다.
하주석은 2-1로 앞선 8회 2사 1,2루 찬스에서 우중간 3루타를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장민재는 “(하)주석이가 적시타를 쳐주고 동료들의 도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시즌 4승 사냥에 성공한 장민재는 “(포항구장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기 힘들 줄 알았는데 날씨가 그렇게 덥지 않아서 경기하는데 별 문제없었다. 포수 (최)재훈이 형이 상황마다 볼배합에 변화를 주면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잘 풀렸던 것 같다”고 포수 최재훈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민재는 이달 들어 4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11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올스타 브레이크 때 잘 먹고 잘 쉬었기 때문에 힘든 거 없이 좋아진 거 같다. 제가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방망이에 빗맞게 공을 던질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민재는 야구장에 가장 먼저 출근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장민재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에 “아무래도 이제 나이를 한두 살 먹고 게을러지면 분명히 후배들이 안 좋게 본다. 제 성격상 게으르지 못하기 때문에 좀 더 일찍 나와 몸이라도 먼저 풀고 경기를 준비하려고 하다 보니 일찍 나오게 된다”고 자신을 낮췄다.
장민재는 이어 “후배들이 저를 보고 따라 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다 잘하고 있다. 후배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