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포항 삼성-한화전에서 아찔한 장면이 연출됐다.
시즌 첫 승을 향한 15번째 도전에 나선 삼성 선발 투수 백정현은 4회까지 2점만 내주며 비교적 잘 던졌다.
그러나 0-2로 뒤진 5회초 선두 타자 이진영의 강습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백정현의 정강이를 맞고 굴절된 타구를 잡은 3루수 이원석은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놀란 삼성 벤치에서 정현욱 투수 코치와 윤석훈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뛰어올라갔다. 백정현의 상태를 확인한 뒤 더 이상 던질 수 없다는 신호를 보냈다.
고의가 아니지만 미안함이 가득했던 이진영도 마운드 근처로 다가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상황을 지켜봤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타구를 날린 이진영의 마음도 편하지 않았다.
이에 백정현은 이진영을 향해 괜찮다는 손짓을 보냈다. 큰일 날 뻔했던 아찔한 상황에서도 백정현은 놀란 후배를 챙겼다.
백정현은 삼성에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포항에서 시즌 첫 승을 기대했으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마운드를 일찍 내려오게 됐다.
불행 중 다행이었다. 백정현은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삼성은 2-4로 패했고 올 시즌 지독할 만큼 승운이 따르지 않는 백정현은 시즌 11패째를 떠안았다. 부상에도 동료를 배려하는 백정현의 따듯한 진심은 감동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