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눈치 보네요".
NC 다이노스 내야수 노진혁(33)이 주장 완장을 내놓더니 펄펄 날고 있다.
노진혁은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8번 3루수로 출전해 3안타 3타점을 올리며 9-1 대승을 거두었다.
0-1로 뒤지다 양의지가 4회 동점솔로홈런을 날렸다. 5회부터는 노진혁의 시간이었다. 1사후 좌월 2루타를 날렸고 2사후 박민우가 우월 투런포가 터져 3-1로 역전에 성공했다. 역전 발판이 되는 2루타였다.
6회 세 번째 타석은 1사2,3루에서 좌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트려 5-1로 점수차를 벌렸다. 7회는 우전적시타를 날려 쐐기점을 뽑았다.
후반기 4경기에서 14타수 6안타 5타점의 맹활약이었다. 타율 4할2푼9리의 초상승세이다. 노진혁은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이대호 선배가 몸을 세우고 치는 것을 보고 타격폼을 바꾸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타격 상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완장을 내놓고 타격 상승세에 올랐다. 올해부터 주장을 맡았으나 전반기에서는 2할4푼3리 부진을 겪었다. 팀도 작년 7월 박석민이 주도한 코로나 술판 후유증에 코로나 이슈까지 터지며 개막부터 성적도 내려앉았다. 코치 폭행까지 터지며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주장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경기후 노진혁은 "원래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 아니다. 나도 안되고 팀도 안되어 스트레스 많았다. 나도 요청했고 (강인권) 감독님과 의지형이 받아주셨다. 의지형이 주장 안받으면 나에게는 계속 고통이었다"며 웃었다.
이어 "좋은 주장이 되지 못했다. 전반기만 하고 도망가는 것이었다. 의지형과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팬들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크다. 팀이 안좋아져 분위기 전환하고 싶었다"며 주장 완장을 반납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후반기 잘 되어 기분은 좋다. 주장을 바꾸고 나서 잘 치고 있으니까 더 눈치가 보인다. 주변에서 '주장 때 똑바로 치지, 바뀌고 나서 잘치냐'며 그런다. 내가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있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