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포수의 힘이었다.
NC 다이노스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신민혁의 호투, 양의지의 동점홈런과 박민우의 역전홈런을 앞세워 9-1로 승리했다. 지난 주말 창원에서 열렸던 LG 트윈스와 후반기 첫 카드에서 위닝시리즈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 선발 신민혁은 5이닝동안 6안타 2볼넷을 내주고도 단 1실점으로 막았다. 3회 나성범에게 맞은 솔로홈런이 실점이었다. 출루를 많이 내주었는데도 최소실점으로 막은 것은 위기에서 안정된 제구와 투구였다. 특히 포수 양의지의 적절한 리드와 볼배합이 돋보였다.
5회 1사에서 앞선 타석에서 나성범과의 승부가 압권이었다. 7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는데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요구했고, 나성범은 방망이를 헛돌렸다. 앞선 타석에서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중월 홈런을 날렸는데 보기좋게 설욕한 것이었다. 나성범도 당했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양의지의 얼굴은 의기양양, 그 자체였다.
신민혁은 3회 1사후 나성범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맞고 황대인 내야안타, 최형우 볼넷을 내주고 흔들렸다. 이때도 최근 타격감이 오른 김선빈을 슬라이더를 던져 꼼짝없이 삼진을 잡았다. 또 류지혁도 몸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 볼배합을 했고, 그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KIA 타선은 지난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23-0 기록적인 대승을 거두었다. 무려 26개의 안타를 터트리며 최다 득점차 경기, 최다 득점차 완봉 신기록을 작성했다. 팀 역대 한 경기 최다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노련한 양의지에게 막히며 단 1득점에 그쳤다. 투수의 제구와 포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경기였다.
주장으로 돌아온 양의지는 방망이로도 한몫했다. 4회초 1사후 임기영의 슬라이더를 노려쳐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흐름을 가져오는 동점홈런이었다. 9년 연속 10홈런을 달성했다. 7회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 안타를 날렸고 사구도 하나 얻었다.
앞선 LG와의 주말 3경기에서 병살타 3개 포함 11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이날 모처럼 자존심을 세웠다. 홈런과 멀티안타를 날렸지만 타율은 2할5푼3리에 그치고 있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을 마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양의지의 상품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킨 하루였다.
경기후 양의지는 "오늘 경기를 앞두고 전력분석하는 미팅에서 몸쪽 공을 많이 던지라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민혁이가 맞춰서 잘 던져주기도 했고 데이터팀에서 이야기했던대로 몸쪽 공을 노려 변화구가 잘 먹히면서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