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지난해 12월 FA 박건우를 6년 100억 원에 영입했다. 창단 멤버로 팀의 중심타자였던 나성범과의 결별을 예감했기에 대체 자원으로 박건우를 선택했다. 나성범은 이후 KIA와 6년 150억 원에 FA 계약을 했다.
두산을 떠나 NC로 이적한 박건우는 전반기 52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181타수 62안타) 3홈런 31타점 OPS .859를 기록했다. 그러나 6월부터 허벅지 부상으로 이탈해, 전반기 막판에 복귀하면서 전반기 팀의 83경기 중에 31경기를 결장했다.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고 지난 22~24일 LG와 후반기 첫 3연전에서 박건우는 11타수 6안타(타율 5할4푼5리) 4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24일 위닝이 걸린 마지막 3차전에선 4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런데 아직 몸 상태가 100% 완벽하진 않다. 그래서 지명타자와 우익수로 번갈아 출장 중이다. 수비 범위가 넓은 중견수로는 아직 뛰지 않고 있다.
박건우는 “몸이 완전치는 않아 감독님과 코치님이 배려를 해 주신다. (권)희동이가 중견수를 보면서 힘들 것이다. 내가 좀 더 빨리 (몸 상태가) 좋아져야, 희동이도 편하게 지명타자도 치고 움직임이 적은 코너 외야수로 나갈 수 있을 것이다”고 동료에 미안해 했다.
또 박건우는 “내가 없는 사이에 팀이 계속 힘들었다. (재활하면서) TV로 보면서 좀 많이 미안했다. 팀에서 많이 좋게 인정을 해주셔서 (NC로) 왔는데, (부상으로) 야구장에 나와서 응원하는 게 아니고 TV로 밖에 못해서 미안함이 컸다. 내가 복귀해서 더 미친 척 해야겠다. 그랬는데 아섭이 형이 (부상으로) 빠지고 하니까 팀이 안 되려니까 이렇게 되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100억’ FA 계약의 첫 해, 부담도 있을 것이다. 박건우는 이에 대해 “(양)의지 형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고 고마워했다. 양의지는 박건우에게 책임감을 강조했다. 더 강한 정신으로 이겨내야 한다는 것.
양의지는 박건우에게 “부담감이 클텐데, 그 부담감을 형이 어떻게 얘기를 해주지는 못하겠다. 부담감을 네가 이겨내야 한다. 책임감을 갖고 해라. 너가 두산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책임감을 느낄거다. 형이 너한테 토닥토닥 해주기 보다는, 너도 이제 큰 선수가 됐고, 형은 옆에서 질책을 많이 해주겠다. 그럴 때 좀 정신차리고 형이랑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양의지는 후반기 팀의 주장을 다시 맡았다. NC 성적도 안 좋은데다, 주장이었던 노진혁이 개인 성적도 안 좋아 부담을 덜어주려고 주장이 바뀌었다. 양의지는 2020시즌과 2021시즌 주장 경험이 있다.
박건우는 양의지를 오히려 걱정했다. 양의지는 올 시즌 타율 2할4푼9리 9홈런 45타점 OPS .766으로 ‘125억’ 몸값 기대치에 부족하다.
박건우는 “의지형이 아무리 삼진을 4개 먹고, 병살을 4개 치더라도 타석에 서 있는 존재감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선수니까 부담감을 좀 덜었으면 좋겠다. 나도 있고, 박민우 등 후배들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으니까 그 짐을 우리한테 조금 덜고 의지형이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C는 LG에 2승1패를 거두며 후반기를 시작했다. 지금 순위는 9위. 5위 KIA와 거리는 10.5경기 차이다. 박건우는 “(9위에서) 5연승이나 6연승을 한다고 바로 5위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 단계씩 8위-7위-6위로 올라갈 수 있게 잘 해야 될 것 같다. 노력을 안 하는 팀은 없을 것이다. 잘 해야 한다”고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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