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크맨 구하기' 대실패…후회해도 소용없다, 교체 골든타임은 지났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25 10: 26

이제와서 뒤늦게 후회를 해도 소용없다. 글렌 스파크맨 교체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 롯데의 이 선택은 결국 가을야구 목표에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0-23으로 대패를 당했다. 역대 최다 점수차 패배 신기록의 희생양이 됐다.
대참사라는 3글자 말고는 표현을 할 방법이 없는 경기력이었다. 대참사의 중심에는 단연 외국인 투수 스파크맨이 있었다. 스파크맨은 이날 1회에만 31개의 공을 던지면서 수비 시간을 길어지게 했다. 그러다가 3회에도 추가 실점했고 4회 선두타자 박찬호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판됐다. 3이닝 9피안타 1볼넷 5탈삼진 6실점으로 대참사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롯데 자이언츠 스파크맨이 3회초 황대인에게 1실점하고 마운드로 나가며 공을 받고 있다. 2022.07.24 / foto0307@osen.co.kr

코로나19 확진으로 입국이 늦어졌고 시즌 준비 과정에서도 옆구리 부상으로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한창 전력에 보탬이 되어줘야 할 봄에는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힘을 쓰지 못했다. 봄이 지나고 한여름이 됐지만 스파크맨은 여전히 외국인 투수의 역할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다.
스파크맨도 벌써 18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다른 팀의 외국인 투수들과 비슷하게 선발 등판을 했다. 대부분의 선수가 100이닝 안팎을 소화했다. 그러나 스파크맨의 소화 이닝은 여전히 81⅔이닝에 그치고 있다. 경기 당 이닝은 4⅓이닝에 불과하다. 시즌 출발이 늦었지만 여전히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스파크맨은 과연 현재 롯데에 존재가치가 있는 투수일까.
이미 스파크맨은 5월 5일 수원 KT전에서 0이닝 6실점의 대참사를 한 번 일으킨 바 있다. 이때 롯데 프런트는 외국인 투수 교체에 대해 심각하게 고려했다. 대체 선수까지 찾아놓았다. 계약 성사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현장에서 스파크맨의 교체를 보류했다. 약간만 손보면 괜찮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어쩌면 현장의 고집이었다. 그리고 프런트는 현장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피칭디자인의 변화 등을 꾀하며 ‘스파크맨 구하기’에 전력을 쏟았다. 이따금씩 좋은 투구를 펼칠 때도 있었지만 이 투구가 외국인 투수의 ‘몫’을 제대로 했다고 볼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롯데의 잘못된 선택이라는 게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다. 결국 어린이날의 대참사에 이어 이날 최다 점수차 패배까지 경험했다. 물론 스파크맨이 내려간 뒤의 실점이 더 많았다.
하지만 과연 두 번의 대참사에 모두 스파크맨이 있었던 것은 우연일까.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가 있기 마련이다. 스파크맨의 조기 강판은 추격조 투수들이 일찌감치 등판하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필승조보다 무게감이 떨어지는 투수들이 연달아 마운드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되니 실점 상황이 만들어진다. 점수 차는 벌어지고 투수는 투수대로 과부하에 걸리게 된다. 야수들은 일찌감치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스파크맨이 이 악순환의 중심이었다.
더 이상 후회해도 소용없다.이미 교체의 골든타임은 지났다. 외국인 선수 교체의 경우 8월 15일까지 교체를 완료해 선수 등록을 해야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다. 20일 가량이 남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 풀 자체가 고갈 수준인 상황에서 스파크맨보다 더 나은 투수를 데려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금부터 교체 작업에 착수를 해도 ‘슈퍼 을’의 입장에 놓인 롯데이기에 좋은 매물을 선택할 확률은 떨어진다. 지난 5월이 스파크맨 교체의 적기였다. 
OSEN DB
결국 제때 결단을 내리지 못한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KIA와의 후반기 첫 3연전이 중요했는데 찰리 반즈, 박세웅의 원투펀치가 무너진데 이어 스파크맨이 무너진 마운드에 ‘싱크홀’까지 만들었다.
이제와서 누구의 책임 소재를 따질 필요도 없다. 프런트와 현장 모두 책임져야 한다. 프런트에서 교체 생각을 했으면 확고하게 의견을 관철시켜야 했다. 프런트는 결국 현장에 책임을 떠넘긴 셈이다. 그리고 현장은 선수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고, 단조로운 레퍼토리를 결국 개선시키지 못한 점에서 잘못을 피할 수는 없다.
일단 롯데는 DJ 피터스를 잭 렉스로 교체하면서 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스파크맨까지 교체하지 않았다. 앞으로 스파크맨이 잘 던지다고 하더라도 5위 KIA와 7경기 차로 벌어진 격차를 다시 좁힐 지는 의문이다. 치고 나가야 하는 타이밍에서 번번이 스파크맨에 발목이 잡혔다. 이제 와서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들이 자초한 길이다. 비판과 비난은 감내해야 한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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