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트레이드→우승팀 대체 불가 선수…33세에 커리어 하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7.25 03: 37

“1번 타자로 대체자가 없다.” 
KT 외야수 조용호(33)가 4월 초반 부진을 딛고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이 대체 불가로 꼽을 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몰라보게 커졌다. 우승팀 부동의 1번 타자. 지난 2018년 11월 SK(현 SSG)에서 무상 트레이드로 KT에 올 때만 해도 상상 못한 인생 대역전이다. 
조용호는 올 시즌 75경기에서 타율 3할2푼2리(258타수 83안타) 1홈런 18타점 29볼넷 48삼진 출루율 3할9푼3리 OPS .784를 기록 중이다. 타율·출루율 모두 리그 전체 8위. 1번 타자 중 최고 수준의 정확성과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020년 풀타임 주전을 꿰찬 이후 모든 면에서 최고 성적. 만 33세에 커리어 하이 시즌이다. 

KT 위즈 조용호가 9회초 1사 1,2루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2.05.20 / foto0307@osen.co.kr

시즌 초반만 해도 헤맸다. 4월 한 달간 22경기 타율 2할2푼7리(66타수 15안타) 5볼넷 11삼진 출루율 2할8푼2리에 그쳤다. 지난해 막판부터 변화를 준 오픈 스탠스 타격폼에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도 눈에 익히는 과정이 불가피했다. 
이강철 감독은 조용호를 믿고 기다렸다. 5월부터 조용호는 투수를 최대한 물고늘어지는 특유의 타격 퀄리티를 회복했다. 5월 이후 53경기 타율 3할5푼4리(192타수 68안타) 24볼넷 출루율 4할2푼9리로 대폭발했다. 5월 이후 타율·출루율 모두 전체 2위다. 
가슴 부위에 골 타박상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열흘간 잠시 이탈했지만 복귀 후에도 타격감은 식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 팀에서 조용호 혼자 3할 타율을 치고 있다. 1번 타자로 조용호의 대체자가 없다. 조용호가 살아난 게 크다”고 타선의 키로 꼽았다. 
KT 조용호 2022.05.11 /sunday@osen.co.kr
지난 22~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조용호의 존재감이 빛났다. 첫 날부터 1안타 1볼넷 멀티 출루에 성공했고, 둘째 날에는 2회 2타점 2루타에 이어 4회 번트 안타까지 3안타를 몰아쳤다. 마지막 날에는 1회 첫 타석부터 9구 승부 끝 안타로 선취점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2회 1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개인 최다 타이 4안타 경기를 했다. 잘 떨어진 변화구도 자세가 무너진 채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안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돋보였다. 
경기 후 조용호는 “시리즈 첫 날 감이 좋지 않아 (김강) 타격코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코치님이 스탠스를 줄이고 회전에 신경 쓰라고 짚어주셨다. 그 점을 신경 쓰다 보니 안타가 많이 나왔다. 운도 따랐다”며 “공을 방망이 중심에 맞히려고 집중하다 보니 타격감도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앞서 KT 조용호가  'KBO 팬 퍼스트상'을 수상한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7.14 / soul1014@osen.co.kr
허구연 KBO 총재가 올해 신설한 ‘팬 퍼스트상’ 1호 주인공이기도 한 조용호는 팬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역대 최장 타이 1시간56분간 우천 중단 끝에 8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전날(23일) 경기를 떠올리며 “2시간 가까이 지연돼 팬 분들께서 차가 끊겨 집에 못 갔다고 들었다. 그런 상황에도 남아서 응원해주신 것이 큰 힘이 됐다. 우리 선수들도 가을 야구에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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