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보노라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한화 이글스 시절을 연상케 한다. 뛰어난 실력에도 팀 성적이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한화 시절 소년 가장으로 불렸다. 팀 전력이 강하지 않다 보니 에이스 류현진이 혼자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았다. 잘 던지고도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해 고배를 마신 적도 많았고 팀 성적은 하위권을 맴돌았다.
오타니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에인절스는 2014년부터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투타 양면에서 만점 활약을 펼친 그는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에 등극했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마음껏 웃지 못했다.
오타니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손맛을 봤다.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1-7로 뒤진 5회 우월 1점 홈런을 터뜨리며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역대 일본인 메이저리거 가운데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은 건 마쓰이 히데키와 오타니가 유이하다. 마쓰이는 2004년과 2005년 20홈런을 달성했고 2007, 2009, 2010년에도 20홈런 이상 기록하며 개인 통산 5차례 20홈런을 돌파했다.
오타니는 빅리그 데뷔 첫해 22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지난해 46홈런 그리고 올 시즌 20호 아치를 그리며 개인 통산 세 차례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날 에인절스는 애틀랜타에 2-7로 패하며 5연패의 늪에 빠졌다. 대기록을 세우고도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이유다.
FA 자격 취득이 머지않은 오타니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됐으나 구단은 오타니를 내줄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MLB 네트워크 기자로 활동 중인 존 모로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복수의 구단이 오타니의 트레이드에 관심을 보였으나 에인절스는 트레이드 마감일까지 슈퍼 스타를 보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오타니는 ‘소년 가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가을 잔치에 나서지 못한 오타니.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