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생, 만 39세 노장 투수라곤 믿기지 않는 괴력이다. ‘금강불괴’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160km 강속구를 펑펑 꽂으며 사이영상 페이스를 이어갔다.
벌랜더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휴스턴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6회까지 무실점으로 시애틀 타선을 봉쇄한 벌랜더는 7회 첫 실점했다. 1사 후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 에우제니오 수아레즈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아담 프레이저에게 안타를 맞았다. 2루 도루까지 허용하면서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2-1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벌랜더의 진가가 발휘됐다. 칼 롤리를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99.2마일(159.6km) 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벌랜더는 카일 루이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샘 해거티를 97.4마일(152.4km) 포심 패스트볼로 파울팁 삼진 돌려세웠다. 이닝을 끝낸 벌랜더는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7회 이후에만 99마일 이상 강속구를 4번이나 뿌렸다. 패스트볼 정면 승부로 연속 삼진을 잡고 위기를 극복하는 장면은 불혹의 나이를 무색케 했다. 지난 2020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지난해 통째로 재활한 벌랜더는 돌아오자마자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파워 피칭으로 이름값을 하고 있다.
이날 승리로 시즌 13승(3패)째를 거둔 벌랜더는 평균자책점도 1.86으로 낮췄다. 아메리칸리그(AL)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위, 이닝 5위(116⅓), 탈삼진 6위(117개), WHIP 2위(0.88)로 사이영상급 성적이다. 최근 5경기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평균자책점 0.79. 시즌이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MLB.com’은 ‘벌랜더가 한 경기 4번이나 99마일 이상 던진 것은 만 30세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이었던 2013년 9월8일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경기 후 벌랜더도 “수술 이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젊어진 것 같다”며 “이렇게 빠른 구속이 나올 줄 몰랐다. 96~97마일로도 충분히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난 등판 이후 몇 가지 조정을 했고, 얼마나 구속이 더 오를지 궁금했다. 100마일까지 기대했는데 99마일도 괜찮다”면서 웃어 보였다.
벌랜더는 지난 2011년, 2019년 두 차례 AL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 시즌 개인 3번째 사이영상에 도전한다. 역대 최고령 사이영상은 지난 2004년 휴스턴 소속이었던 로저 클레멘스의 만 42세. 금지 약물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클레멘스와 달리 벌랜더는 ‘청정 투수’라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