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전신인 SK 투수 출신 윤희상(37)이 김광현(34)의 활약에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윤희상은 23일 자신의 SNS에 SSG ‘에이스’ 김광현을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윤희상은 지난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SK 출신 투수다. 그는 김광현과 오랜시간 함께 운동을 했고, 은퇴 후에도 김광현과 각별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은퇴 후 글러브 사업과 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투수 코치로 꿈나무들을 가르치고 있는 윤희상은 비시즌마다 김광현이 새 시즌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봤고, 시즌 개막 후에는 종종 야구장을 찾아 김광현을 비롯한 옛 동료들을 응원하고 있다.
2022년 올스타 휴식기가 끝나고 김광현은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호투를 펼쳤다. 승패가 연장 12회 갈리면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으나 8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벌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더구나 김광현은 대상포진으로 몸 상태가 100%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에이스’ 책임을 다했다. 이런 김광현의 마음가짐은 오랜시간 함께 운동을 한 윤희상도 잘 알고 있다. 그런 김광현을 생각하며 진심을 담은 응원의 글을 올린 것이다.
윤희상은 “올해 1월, 2월 거의 매일 함께 운동하며 공을 던지고 시간을 보냈다”면서 “광현이의 신체적인 능력과 피칭 기술의 대단함을 알고 있기에 남들이 걱정하는 구속 저하 등 이런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계약을 하지 못한 마음을 어떻게 추스릴까. KBO에 와서 큰 부담을 잘 이겨낼까 등 심리적인 면에서 걱정은 사실 있었다”고 했다.
윤희상은 “광현이가 ‘형이라면 메이저리그야, KBO야’라고 물어봤을 때 미안하게 난 ‘KBO로 돌아와서 한국야구, 인천야구 붐을 일으켜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고 되돌아보고 미안한 마음도 내비쳤다. 김광현의 선수 커리어가 걸려 있을 때, 김광현보다 한국 야구 팬들을 위한 조언이 앞선 부분이 마음에 걸린 것이었다.
사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의 좋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직장폐쇄 변수에 부딪혀 새 팀을 찾는 일이 한없이 미뤄졌고, 더 늦기 전에 결정을 해야 했다.
다시 KBO리그로 돌아올 마음은 있었지만, 빅리그에서 2년간 잘 던졌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시점에 돌아오게 된 김광현이다. 이 기간 김광현은 시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런 부분에서 윤희상도 김광현을 아끼는 마음에 걱정을 했다. 그는 “‘랜더스와 계약했어’라는 말보다 ‘형, 내 글러브에 29번 넣어줘’라는 말에 눈치는 챘다”면서도 “정말 많이 걱정됐다”라고 덧붙였다. 준비 기간, 전지 훈련에 가지 못한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광현은 올 시즌 SSG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6경기에서 9승 1패,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1선발 윌머 폰트와 함께 리그 최강 ‘원투 펀치’로 활약하고 있다.
윤희상은 “모든 걱정을 다 해소시켜버리는 올 시즌 너의 피칭을 보면서 ‘역시 김광현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벤치에서의 분위기, 라커룸에서 한마디, 야구장에서 공 하나하나가 투수진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 김광현의 대단한 능력이며 매력적인 부분이다. 올 시즌 끝까지 부상없이 완주하길 바라며, 10번째 100이닝 돌파 축하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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