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만 만나면 이렇게 잘하는지…”
2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은 난감한 표정이었다. 올 시즌 한화 상대로 첫 대결 승리 후 6연패. 4위와 10위로 전력 차이가 분명한데도 이상하게 한화만 만나면 지독하게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한화 선수들이 우리한테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며 “안 좋은 흐름이 풀릴 때가 있을 것이다. 고영표가 변화구가 좋기 때문에 (빠른 공에 강한) 젊은 타자들이 많은 한화 상대로 괜찮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 감독 기대대로 고영표가 한화의 젊은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1회 1번 마이크 터크먼에게 안타를 맞고 시작했지만 다음 타자 김태연을 병살 유도한 뒤 5회 1사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4회까지 투구수도 33개에 불과했다.
그 사이 타선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1회 장성우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낸 뒤 2회 조용호의 2타점 2루타와 배정대의 적시타로 3점을 더해 4-0으로 달아났다. 고영표가 5회 김인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아 1실점했지만 7회 박병호의 1타점 2루타로 추가점을 내며 5-1로 달아났다.
KT 흐름으로 넘어가는 경기였지만 한화가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7회 시작부터 노시환, 김인환, 하주석, 장진혁, 최재훈의 5연속 안타가 터진 것이다. 하주석의 우전 적시타 때 1루 주자 김인환이 3루에서 아웃돼 흐름이 끊어지는가 싶었지만 장진혁의 안타로 찬스를 계속 이어갔다.
KT가 투수를 고영표에서 김민수로 바꿨지만 한화는 최재훈의 안타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노수광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해 3-5로 따라붙으며 기세를 탔다. 터크먼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이닝이 끝났지만 2점차였고, 흐름을 탄 한화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8~9회 KT 불펜 필승조가 대기하고 있었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8회 KT 공격에서 1사 후 조용호 타석 중 빗줄기가 굵어지자 경기가 중단됐다. 저녁 8시24분 중단된 경기는 그라운드 복구 작업이 1시간 넘게 진행됐다. 그러나 밤 10시15분께 비가 다시 세차게 내렸고, 10시20분 결국 강우콜드가 결정됐다. 경기 중단 후 1시간56분 만이었다. 5-3, 8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둔 KT는 지난 4월9일 대전 경기부터 이어진 한화전 6연패 사슬을 힘겹게 끊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