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運七技三)’
운이 7할이고 기가 3할이다. 운이 기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SSG 김원형 감독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기가 좋아야 운도 따른다는 지론 아래 7과 3의 위치가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9번째 맞대결에서 12회 혈투 끝 1-0 신승을 거뒀다.
막강 화력을 뽐내는 SSG는 타선은 이날 두산 마운드를 상대로 11회까지 단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상대 선발 로버트 스탁의 제구 난조로 1회 1사 3루, 3회 1사 1, 2루, 4회 무사 1, 2루 등 숱한 찬스를 맞이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선발 김광현의 8이닝 무실점 투혼 또한 7년 연속 10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상황.
SSG는 여전히 0-0이던 마지막 12회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선두 최정이 김명신을 상대로 마침내 첫 안타를 친 뒤 한유섬이 바뀐투수 이현승을 만나 수비 시프트를 뚫는 절묘한 좌전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이어 박성한이 초구에 1타점 내야땅볼을 치며 0의 균형을 깼다. 이날의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23일 잠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11회까지 노히트노런이었는데 일단 머릿속으로 막아야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상대 선발 스탁과 불펜이 모두 좋았고, 연장 가면 원래 점수가 잘 나지 않아 상대를 막으려고 했다”라고 전날 상황을 되돌아봤다.
연장 12회 행운이 따랐다는 의견에 대해선 반만 동의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 해설위원이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운이 많이 따른다’고 한 말을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날의 승운이라는 게 있다”라면서도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 속에서 잘해주니까 운도 따라온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는데 기가 칠이 돼야 한다. 그 다음 운이 온다. 올해는 운이 참 잘 따르고 있다”라고 흐뭇해했다.
전날 경기의 숨은 MVP로는 9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문승원을 언급했다. 김 감독은 “(문)승원이가 들어오면서 심적으로 안정이 된다. 아직 2경기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그 2경기에서 확실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항상 8회가 불안했는데 이제 승원이가 그 역할을 해줄 것 같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23일 열릴 예정이었던 두 팀의 시즌 10번째 맞대결은 우천 취소됐다. 24일 윌머 폰트(SSG)와 곽빈(두산)의 선발 매치업이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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