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억 FA는 1할5푼8리, 보상선수는 2할3푼2리…그 누구도 웃을 수 없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23 03: 46

42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FA를 영입한 SSG도, 그의 보상선수를 데려온 두산도 모두 웃을 수 없었다.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꼽힌 두 선수가 첫 경기부터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타율 1할대에서 허덕이고 있는 ‘42억 FA’ 최주환을 7번 2루수 자리에 써넣었다. 지난 9일 대구 삼성전 이후 13일만의 선발 출전이었다.
최주환은 4년 42억원 FA 계약 2년차를 맞아 타율 1할6푼1리의 부진에 빠져 있었던 상황. 김 감독은 “팀과 팬들의 기대가 컸는데 전반기는 거기에 미치지 못했다. 2군도 다녀오는 등 여러 안 좋은 상황을 맞이했다”라고 되돌아보며 “후반기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 물론 전반기 기록도 본인 기록이지만 신경 쓰지 말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최주환을 꼽았다.

4회초 2사 3루에서 SSG 최주환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워하고 있다. 2022.07.22 /jpnews@osen.co.kr

최주환은 올 시즌 예상치 못한 슬럼프로 인해 무려 41일을 2군에서 보냈다. 김 감독은 “2군에서 긍정적으로, 또 열심히 노력했다는 보고를 받았다. 살이 빠졌고, 수비 움직임이 좋아졌다. 생각도 많이 바뀐 것 같다”라며 “이제부터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면 팀에 보탬이 되고 전반기 부진도 만회할 수 있다. 원래 잘했던 선수라 부담 없이 자기 스윙을 하면 충분히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라고 신뢰를 드러냈다.
그러나 감독의 기대와 달리 최주환의 방망이는 여전히 무뎠다. 이날 3타수 무안타 1삼진의 부진 속 타율이 1할6푼1리에서 1할5푼8리까지 떨어졌다. 2회 2사 후 1루수 땅볼을 시작으로 4회 2사 후 헛스윙 삼진, 7회 2사 후 2루수 땅볼에 그치며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7회말 수비 시작과 함께 김성현과 교체되며 아쉽게 후반기 첫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산 강승호 / OSEN DB
'최주환 보상선수' 강승호의 타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승호는 지난 5월 중순 시즌 타율을 3할1푼7리까지 끌어올리며 한때 보상선수 신화를 꿈꾸기도 했지만 6월 월간 타율 2할2리의 부진을 비롯해 슬럼프가 장기화되며 지난 6일 전격 2군행을 통보받았다. 앞서 5일 잠실 키움전에서 역전을 헌납한 치명적 송구 실책으로 인한 문책성 말소이기도 했다.
강승호는 휴식기 재정비를 거쳐 지난 20일 이천에서 열린 독립구단 성남 맥파이스와의 연습경기서 3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볼넷 1득점 맹타로 팀의 16-0 완승을 이끌었다. 당시 그는 “전반기 막판 이천에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보충했다. 스스로 전반기가 아쉬웠던 만큼 후반기 더 좋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라고 반등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독립구단과 프로의 수준은 달랐다. 이날 2번 2루수로 출전해 허경민과 테이블세터를 이뤘지만 최주환과 마찬가지로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며 시즌 타율이 2할3푼5리에서 2할3푼2리로 떨어졌다. 1회 1사 후 유격수 직선타, 4회 선두로 나서 헛스윙 삼진, 6회 다시 선두로 등장해 2루수 땅볼에 그쳤고, 9회 타석 때 대타 안권수와 교체되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최주환은 지난 2020년 12월 정든 두산을 떠나 SSG와 4년 총액 42억원에 FA 계약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 두산이 최주환의 보상선수로 강승호를 지명했다. 그러나 이날은 최주환을 잡은 SSG도, 최주환의 반대급부로 강승호를 데려온 두산도 모두 웃을 수 없었다. 거래의 승자를 좀처럼 판단할 수 없는 2022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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