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이는 중요한 상황에 투입할 겁니다.”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후반기 첫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노경은(38)을 향한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SSG는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김광현-윌머 폰트-이태양-숀 모리만도-오원석 순으로 꾸리며 12일 인천 키움전까지 선발의 한 축을 맡았던 노경은을 전격 불펜으로 이동시켰다. 김 감독은 “(노)경은이는 이기는 상황에서 필승조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는 투수다. 연투가 힘든 문승원이 쉬거나 선발투수가 조기에 내려올 때 마운드에 올릴 것”이라고 새로운 쓰임새를 전했다.
노경은은 후반기 첫 경기부터 타이트한 상황을 맞이했다. 22일 잠실에서 두산을 만나 0-0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1회 마운드에 오른 것이다. 노경은이 구원 등판한 건 롯데 자이언츠 시절이었던 지난 2021년 9월 5일 창원 NC전 이후 320일만의 일이었다.
사령탑의 마무리 노경은 투입은 적중했다. 등판과 함께 양찬열-허경민-서예일을 만나 삼진 1개를 포함한 13구 삼자범퇴를 만들었고, 1-0으로 근소하게 앞선 마지막 12회 2사 후 양석환의 안타에 이어 김재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역시 롯데 소속이었던 2018년 8월 16일 사직 KIA전 이후 1436일 만에 구원승을 달성한 순간이었다.
노경은은 최고 147km의 투심을 비롯해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베테랑다운 관록투를 선보였다. 투구수는 26개였고, 긴박한 연장 승부에서 단 1안타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12회 1-0 신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 선발에서의 안정감을 불펜으로 그대로 가져간 38세 베테랑 우완투수였다.
노경은은 경기 후 “선발이든 불펜이든 보직과 상관없이 팀 상황에 맞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이 필요할 때 내게 임무를 준만큼 맡은 역할을 다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호투 비결을 전했다.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만큼 보다 적극성을 갖고 타자와의 승부에 임했다. 노경은은 “평소보다 힘이 들어가서 생각만큼 코너웍은 되지 않았지만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해서 볼 끝을 좋게 하려고 했다”라며 “특히 선발 때보다 공격적인 투구를 통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려고 했던 게 주효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구원승의 공은 앞서 대상포진을 딛고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에이스 김광현에게 돌렸다. 노경은은 “(김)광현이가 앞에서 잘 버텨줘서 오늘 이길 수 있었다. 생일을 축하하고 또 수고했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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