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답답했다" 복귀까지 42일, 양심을 건 감독 속뜻 이해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7.23 09: 43

한화 거포 3루수 노시환(22)은 지난달 9일 잠실 두산전에서 1회 안타를 치고 난 뒤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껴 교체됐다. 정밀 검진 결과 허벅지에 미세한 근육 손상이 발견돼 이튿날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1군 복귀까지는 42일의 시간이 걸렸다. 
노시환은 후반기 첫 경기인 22일 대전 KT전을 앞두고 1군에 복귀했다. 앞서 대학 팀들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렀고, 21일 1~2군 자체 청백전에서 8타석을 소화한 뒤 1군 복귀가 확정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마지막까지 신중하게 상태를 본 뒤 결정했다. 
노시환은 “트레이닝 코치들님의 도움으로 몸 상태가 빠르게 회복됐다. 이제 통증은 아예 없다. 경기를 뛰는 것도 지장이 없다. 오늘(22일)부터 100% 상태로 할 수 있다. 재활을 하면서 기술 훈련도 병행했기 때문에 타격도 괜찮다. 수비도 가능한데 감독님께서 무리시키지 않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노시환 /한화 이글스 제공

노시환 스스로도 1군 복귀까지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 허벅지 상태가 빠르게 회복됐지만 1군의 부름이 없었다. 타선의 결정타 부재로 팀 성적이 날이 갈수록 떨어졌지만 수베로 감독은 꾹 참았다. “허벅지는 한 번 다치면 선수 생활 내내 다칠 위험이 큰 부위다. 노시환은 이제 만 21세로 미래가 엄청 밝은 선수다. 당장 1~2승을 위해 (부상 선수를) 당겨 쓸 생각은 없다. 그건 나의 지도자 양심에 어긋나는 행위”라면서 확고한 선수 관리 원칙을 강조했다. 
노시환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솔직히 답답했다. 빨리 1군에 올라가서 야구하고 싶었다. 부상으로 2군에 있을수록 내 가치가 떨어지는 것 같았다”며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해보니 감독님 말이 이해됐다. 그만큼 저를 생각해주신 것이다. 감독님 말대로 천천히 100% 몸을 만들고 왔다”고 이야기했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이 1타점 희생타를 치고 수베로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2.04.19 / foto0307@osen.co.kr
노시환이 부상을 당한 날부터 한화는 28경기에서 3승(24패1무)을 거두는 데 그쳤다. 10연패, 6연패, 6연패를 반복하며 승률 1할1푼1리로 극도의 부진을 보인 끝에 시즌 승률도 2할대(.298)까지 떨어졌다. 팀의 4번타자로서 노시환이 느끼는 책임감도 상당했다. 
그는 “팀이 연패하는 것을 보면서 미안한 마음이 가장 컸다. 다신 부상 당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빠진 동안 (김)인환이형이 신인왕 후보에 오를 정도로 잘했다. 이제 같이 힘을 합쳐 다이너마이트 타선으로 반등해보겠다. 내가 팀 분위기 메이커이니까 에너지를 높여 후반기에는 팬 분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화 노시환 /한화 이글스 제공
노시환의 다짐과 자신감은 이날 복귀전에서 바로 나타났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서 1회 첫 타석부터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4회 좌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7회 안타에 이어 8회 3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복귀전에서 4타수 4안타 4타점 1볼넷 5출루 맹활약으로 팀의 8-0 완승을 견인했다. 노시환의 복귀와 함께 한화도 6연패를 끊고 후반기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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