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이 볼넷 둔갑…5위싸움에 판정이 오점, 넓어졌다던 S존 어디갔나 [오!쎈 부산]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7.22 21: 12

심판도 사람이기에 내리는 판정에 실수가 나오기 마련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하지만 경기 최대 승부처에서 향방을 가르는 판정은 더욱 신중해야 하고 집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사직구장에서 열린 후반기 첫 경기, 5위 싸움의 승부처에서 돌이킬 수 없는 판정 하나가 명승부가 될 수 있었던 경기에 먹칠을 했다.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후반기 첫 맞대결. 롯데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 KIA의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가 맞대결을 펼쳤다. 2회까지 두 투수는 무실점 피칭을 펼치고 있었다.
3회초, 경기 초반 승부의 추가 KIA쪽으로 기울었다. KIA가 반즈를 잘 공략했다고도 볼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스트라이크 판정 하나가 연관되어 있었고 이 판정 하나가 경기 분위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반즈는 3회 선두타자 한승택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김도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박찬호와 9구 승부 끝에 다시 우전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에 봉착했다. 그래도 반즈는 이창진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2사 1,2루 상황을 만들었다. 반즈로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었고 KIA가 되려 조급해질 수 있는 환경이었다.
2사 1,2루에서 반즈와 나성범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팽팽했다. 풀카운트 승부였다. 그리고 7구 째 반즈가 던진 회심의 144km 패스트볼이 나성범의 바깥쪽 홈플레이트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영재 구심의 삼진 콜이 올라가지 않았다. 코스가 높지도 않았고 바깥쪽 코스로 빠져나가지도 않았다. 모두가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공. 심판의 콜이 들리지 않자 반즈와 포수 안중열 모두 당황했고 황당한 제스처를 취했다.
삼진이 볼넷으로 둔갑되는 순간이었다. 반즈가 영어로 “What?”이라면서 판정에 어필을 해봤지만 판정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3회초 2사 1,2루 나성범 타석 때 스트라이크 존. 구심의 판정은 볼이었다 /MBC스포츠플러스 중계방송 화면 캡처
이닝이 종료되지 않고 KIA의 공격이 2사 만루로 이어졌다. 반즈는 앞선 판정이 뇌리에 계속 남아있는 듯 했다. 화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2사 만루에서 황대인에게 3구 연속 볼을 던지면서 화를 주체하지 못했고 풀카운트까지 끌고갔지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임경완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반즈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다. KIA도 이 틈을 노렸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선빈의 2타점 적시타, 이우성의 중전 적시타가 연달아 나오며 4-0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다. 반즈와 롯데로서는 당연히 억울할 수밖에 없는 이닝이었다. 스트라이크 판정 하나가 경기 양상을 바꿔놨고 반즈의 개인 평균자책점까지 상승시켰다. 3회를 마무리 하고 덕아웃으로 가던 반즈는 이영재 구심을 한참동안 노려보기도 했다.
점수와 연관되지는 않았지만 KIA 토마스 파노니 역시 이영재 구심의 판정에 의아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세진에게 던진 140km 패스트볼이 홈플레이트에 걸쳐 들어온 듯 했지만 볼 판정이 내려졌다. 파노니와 포수 한승택도 삼진인 줄 알고 덕아웃으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제자리로 돌아왔다. 파노니의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전체적으로 이영재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은 좁은 편이었다.
3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세진 타석 스트라이크 존. 실제 판정은 볼이었다 /MBC스포츠플러스 중계방송 화면 캡처
가을야구 티켓을 향한 5위권 팀들이 중대 일전이었다. 아쉬운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나온 아쉬운 판정 하나는 모두에게 뼈아프다. 명승부가 될 수 있었던 경기가 심판의 오심이 흩뿌려지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KBO는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으로 스트라이크 존 확대를 공표하고 다녔다. 심판위원장이 전국의 스프링캠프를 돌아다니며 홍보를 했다. 하지만 전반기가 끝나고 후반기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실효성은 의문이다.
넓어졌다는 평가는 듣고 있지만 이마저도 시즌 초반에 한정된다. 현장의 타자와 투수들 모두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에 대해서 크게 체감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일관성 없는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현장의 혼란은 나날이 가중되고 있다.
KBO는 스트라이크 존과 관련된 논란이 나올 때마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다려도 돌아오는 것은 현장의 성토만 메아리처럼 돌아왔을 뿐이다.
롯데는 전반기 막판 4연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2-5로 패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4점이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점수가 됐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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