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가 전반기 천적을 상대로 후반기 첫 경기부터 정면 돌파를 시작한다.
반즈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5위 싸움이 달린 중요한 일전이다.
반즈는 올해 20경기 9승6패 평균자책점 2.74(124⅔이닝 38자책점)의 성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개막부터 6월 말까지 3달 가까이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점점 힘이 빠졌다. 4월 평균자책점은 0.65(41⅓이닝 3자책점)로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5월 4.29(35⅔이닝 17자책점), 6월 4.34(29이닝 14자책점) 등 평균자책점을 비롯한 모든 수치가 나빠졌다. 하지만 이제는 5일 휴식 로테이션으로 변화를 주면서 후반기에는 회복과 유지에 중점을 두고 시즌을 치르려고 한다. 7월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93(18⅔이닝 4자책점)를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무리 하며 후반기를 기대하게 했다.
모든 구단을 상대로 압도적인 면모를 과시했던 반즈다. 하지만 단 한 팀을 상대로만 한없이 작아졌다. 바로 후반기 첫 등판 상대인 KIA다. KIA를 상대로는 3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65(14⅓이닝 9자책점)에 그쳤다. 자책점은 9점이지만 실책에서 비롯된 실점이 많았다. 실제 실점은 17점에 달할 정도다.
KIA와 여러모로 상성이 맞지 않는 듯한 모양새다. 4월 12일 첫 맞대결에서는 첫 2경기 승승장구를 달린 뒤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사구 9탈삼진 4실점(비자책점)으로 노디시전을 기록했다. 한 달여 만인 5월 18일 경기에서는 4⅓이닝 8피안타 2볼넷 3사구 3탈삼진 7실점(6자책점)으로 난타 당했지만 역시 노디시전. 6월 21일 경기에서도 5이닝 8피안타 1사구 2탈삼진 6실점(3자책점)을 기록했고 이번에는 패전의 멍에를 썼다.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됐고 비교적 잘 공략 당했다. KIA 상대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피안타율 3할3푼3리에 피OPS는 .911까지 치솟았다. 반즈의 시즌 피안타율 2할4푼1리, 피OPS .621과 비교해보면 한참이나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즈에게는 KIA 모든 타자들이 리그 홈런 1위(27개) 박병호(OPS .920) 정도의 타자로 느껴질 법 했다.
특히 반즈에게는 KIA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 박찬호가 박병호보다 더 무시무시한 존재였다. 박찬호는 올해 반즈를 상대로 8타석 들어서서 7타수 6안타, 2루타 2개, 4타점, 1삼진, OPS 1.893의 어마어마한 상대전적을 선보이고 있었다. 참고로 박병호 역시 반즈에게 8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OPS 1.194로 강했지만 박찬호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박찬호 외에도 이창진이 6타석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강했고 한승택도 7타석 3타수 2안타(1홈런) 4타점 2사구 1볼넷으로 초강세를 보였다. 김선빈이 8타수 3안타, 김도영도 6타수 2안타로 반즈를 상대로 강했다. 오히려 반즈는 중심 타선에 포진한 황대인에게 8타수 1안타, 나성범에게 7타수 무안타로 강세를 보였다.
반즈의 로테이션을 조정할 수도 있었지만 롯데는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정면돌파해서 천적을 이겨낼 수 있도록 했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특정팀만 피할 수도 없는 노릇. 반즈가 극복을 해야 하는 상대다.
팀의 상황도 반즈의 책임감을 높이고 정면돌파의 동기부여를 끌어올리고 있다. 전반기 4연승을 달리며 마무리 했고 5위 KIA와 4경기 차이까지 좁혔다.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승차를 최대한 좁히고 가을야구의 희망을 부풀어 오르게 만들 기회를 잡았다. 반즈가 천적을 극복한다면 롯데의 가을야구를 향한 자신감도 더욱 증폭될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