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게 하고 싶다.”
한화 우완 투수 류희운(27)은 KT 창단 1호 선수다. 지난 2013년 창단한 KT는 그해 6월 신생팀 특별 혜택으로 2014년 신인 우선 지명으로 북일고 우완 류희운과 개성고 좌완 심재민을 뽑았다. 심재민은 지금도 KT에 남아있지만 류희운은 지난달 21일 외야수 이시원과 트레이드돼 한화로 팀을 옮겼다.
류희운은 “새롭게 바뀐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팀을 옮긴 게 처음이지만 큰 어려움은 없다. 한화 팀 문화나 분위기도 좋다. (윤)호솔이형과 (황)영국이, (박)윤철이가 빨리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줬다. (김)기중이나 (김)겸재 같은 재미있는 후배들도 많다.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단 1호 선수로 뽑힐 만큼 기대를 모은 류희운이었지만 KT에선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입단 첫 해부터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재활했고, 2016년 1군 데뷔 후 올해까지 6시즌 통산 74경기(149⅔이닝) 5승8패1홀드 평균자책점 7.70 탈삼진 96개에 그쳤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류희운은 “트레이드 통보 당시에는 얼떨떨하고, 시원섭섭했다. 그래도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트레이드된 팀이 한화라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천안에서 초중고를 다 나왔고, 한화 야구를 보면서 자랐다”고 말했다.
한화 이적 후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를 구원으로 투입되며 조정 중이다. 1이닝씩 던지며 세이브도 1개 따냈다. 그는 “최원호 퓨처스 감독님께서 볼 배합이나 효과적인 투구 방법에 대해 내가 생각한 것과 반대되는 부분을 가르쳐주신다. 많이 배우면서 따라가고 있다. 시즌 중이라 당장 기술적인 변화를 크게 주는 것보다 심적으로 편하게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지난 19일부터 3일간 대전에서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도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직접 보고 싶은 퓨처스 선수 6명을 대전 훈련에 불러 체크했는데 류희운도 그 중 한 명이었다. 21일 자체 청백전에선 7회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했지만 삼진 2개를 잡아냈다. 후반기 어느 시점에는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듯. 한화도 서두르지 않고 류희운을 전력화시킬 계획이다.
류희운에겐 좋은 트레이드 모델이 있다. 북일고 1년 선배 투수 윤호솔이다. 윤호솔도 2013년 신생팀 NC에 우선 지명돼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크고 작은 부상으로 꽃을 피우지 못했다. 2018년 고향팀 한화로 트레이드된 뒤 팔꿈치 재활과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1군 불펜의 핵심 전력으로 떠올랐다.
류희운은 “호솔이형 팀에 대해 많이 알려주면서 도와준다”며 “어떤 목표라는 것보다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 나중에 돌아봤을 때 후회가 남지 않게 하고 싶다. 수베로 감독님께서도 하고 싶은 야구를 하라고 하셨다. 한화 팬들께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