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들어갈 자리가 없다".
KIA 타이거즈 베테랑 타자 나지완(37)이 전반기 콜업이 되지 않았다. 더욱이 22일 시작하는 후반기에서도 그대로 퓨처스 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사령탑은 전반기 가동한 외야진을 그대로 기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모두 제몫을 해주고 있어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지완은 올해 스프링캠프를 2군에서 출발했다. 데뷔 이후 처음 겪은 수모였다. 3월에는 1군 캠프로 이동해 시범경기까지 소화했다. 개막전 엔트리에도 이름을 넣었다. 그러나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했다. 대타로 나섰다 상대팀이 투수를 바꾸자 바로 교체되었다. 이것이 1군에서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래서 경기수는 1경기인데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 결국 4선발 투수가 출전을 위해 1군에 등록하자 개막 나흘만인 4월 6일 말소됐다. 이후 퓨처스 팀에서 콜업을 기다렸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퓨처스 리그에서는 타율 2할3푼3리, 2홈런, 16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퓨처스 리그에서도 어필하는 성적이 아니었다.
지난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종국 감독은 "안타깝지만 1군에 자리가 없다. 1군 외야수들이 잘하고 있다. (이)우성이도 대타요원과 수비로 잘하고 있다. 우성이도 자리를 잡을 기회를 더 주어야 한다. (김)호령이도 수비와 주루를 잘하고 타격도 좋다. 대타는 고종욱만한 선수가 없다. 그리고 (김)석환이는 키워야 한다. (지명타자 최)형우는 부진하지만 그래도 볼넷으로 많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후반기 콜업도 쉽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지완은 2008년 입단해 통산 221홈런을 터트려 타이거즈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역전 끝내기 홈런을 날렸고, 2017년도 3할1리, 27홈런, 94타점 커리어하이기록을 세웠고 한국시리즈에서 홈런을 터트리며 두 번째 우승을 이끈 원클럽맨으로 기둥 노릇을 해왔다.
2할9푼1리, 17홈런, 92타점의 성적을 올린 202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기량이 떨여졌다. 2021년에는 부상이 겹치며 데뷔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두었다. 31경기 타율 1할6푼, 무홈런, 7타점에 불과했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으나 행사하지 않고 백의종군을 선택했다. 그러나 기존 이창진, 김호령에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 고종욱의 입단으로 외야진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지완이도 전반기에 콜업이 없는 것을 보면서 들어갈 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것이다. 입단 때부터 지금까지 15년 동안 팀을 위해 공헌해왔다. 나도 선수였기 때문에 오래하고 싶고, 아쉬운 마음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