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km를 던져도 아프면 소용없다. 뉴욕 메츠가 자랑하던 제이콥 디그롬과 맥스 슈어저 ‘꿈의 원투펀치’는 말 그대로 꿈에서만 볼 수 있는 상상 속의 존재가 되는 것일까.
디그롬은 올해 시범경기 기간에 우측 어깨에 뻐근함을 느껴 피칭을 중단하고 재활 절차를 시작했다. 어느덧 3달이 넘어가는 시점이 왔지만 디그롬의 복귀는 감감무소식이다. 오히려 디그롬의 재활 절차는 점점 더뎌지고 있다.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디그롬은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의 캠프에서 마이너리거들을 상대로 시뮬레이션 투구를 펼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측 어깨 근육통을 호소했다. 22일로 피칭은 연기됐다.
예방 차원에서 미뤄진 것이라고 구단은 밝혔지만 이미 지난 18일 통증이 발생했고 무리하게 캐치볼 등 피칭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무리가 온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에서는 싱글A 2경기, 트리플A 1경기 등판했다. 8⅔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1볼넷 15탈삼진 자책점 0의 기록을 남겼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01마일(약 163km)까지 찍었다. 구속은 여전하지만 내구성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재활 스케줄이 뒤로 밀리면서 당초 7월 말로 예정됐던 복귀 시점도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디그롬이 없어도 소속팀 메츠는 58승35패 승률 .624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3년 1억3000만 달러(약 1700억 원) 계약을 맺은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맥스 슈어저, 그리고 사이영상 2번을 따낸 디그롬의 원투펀치가 팀을 이끌어주기를 바랐다. 말 그대로 ‘꿈의 원투펀치’로 모두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꿈의 원투펀치’는 말 그대로 꿈에서만 존재하는 듯 하다. 슈어저는 5월 중순, 내복사근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가량 이탈했지만 복귀했고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11경기 6승1패 평균자책점 2.22(69이닝 17자책점) 12볼넷 90탈삼진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03의 특급 성적을 남기고 있다.
하지만 디그롬은 슈어저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옆구리, 전완근, 팔꿈치 등 여러 부위를 다치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는데 올해는 어깨 통증으로 정점을 찍고 있는 듯 하다. 디그롬 스스로도 재활 과정이 썩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하는 상황. 과연 디그롬은 올 시즌 내에 슈어저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 2019년 3열 메츠와 5년 1억3750만 달러(약 1800억 원) 계약을 맺은 디그롬은 올 시즌이 끝나고 옵트아웃 조항을 활용해 프리에이전트 시장에 나설 수 있다. 꿈의 원투펀치 현실화, 그리고 프리에이전트 대박의 꿈도 옅어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