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두산 얼리조 야수들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먹구름이 가득 찬 잠실야구장.
역시나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빗방울이 굵어지며 훈련 장비를 더그아웃으로 옮기고 훈련을 멈추는 듯했다.
하지만 배영수, 유재신 코치의 펑고는 멈출 줄 몰랐다. 그리고 이따금 들리는 ‘고 코치~’. 펑고를 받는 선수들 틈에 고영민 수비 코치도 함께였다.
고영민 코치는 박계범, 서예일, 안재석과 펑고를 받는데 여념이 없었다.
고영민 코치는 왜 글러브를 들고 함께 나선 것일까? 선수들과 똑같이 수비 연습을 하면서 옆에서 지켜보며 동작에 대해 바로 알려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들은 스텝, 송구 동작에 대해 고영민 코치와 수시로 소통하며 훈련을 이어갔다.
이를 지켜보던 김주찬 코치는 현역 시절 못지않은 고영민 코치의 실력에 “살아있네”를 외치며 감탄을 하기도.
훈련 중단 없이 펑고를 마친 고영민 코치는 이들과 이야기를 멈추지 않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서예일은 “코치님하고 펑고 받으니 비교가 돼서, 내일부터 같이 못 받겠어요”라며 장비를 챙겨 라커로 향했다.
올 시즌 수비 코치로 보직을 변경한 고영민 코치는 2002년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현역 시절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2익수’, ‘고제트’라는 별명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손시헌과 키스톤 콤비를 이루며 두산의 센터라인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은 수비가 강점은 팀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전반기 84경기 동안 72개의 실책을 범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지난 시즌 144경기 89개)
이는 김재호, 오재원 등 주전 선수들의 노쇠와 부상, 그리고 기대를 모았던 선수들의 경험 부족 때문. 그만큼 고영민 수비 코치의 임무도 막중하다.
고영민 코치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는 박계범, 서예일, 안재석.
두산의 센터 라인을 책임져야 할 이들이 고영민 코치의 지도 아래 성장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