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홈런1위 영입 포기했다...황대인이 잘해야 하는 이유 [오!쎈 광주]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7.21 04: 14

"아주 잘해주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2021년 겨울 스토브리그를 이끌었다. FA 시장에서 최대어 나성범을 150억 원을 주고 영입했고, 곧바로 미국에서 돌아온 양현종과도 103억 원에 계약했다. 에이스와 4번타자를 동시에 얻은 것이다. 윈나우 전력 보강을 가열차게 밀어부쳤다. 그래도 배는 여전히 고팠다. 
또 한 명의 FA 선수를 주시하고 있었다. 키움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FA 박병호(36)였다. 키움 구단 사정상 잔류가 힘들었고 해를 넘겨 미계약자로 남아있었다. 마침 KIA 신임 장정석 단장은 넥센 감독으로 박병호과 함께 야구를 했다. 누구보다 박병호를 잘 알고 있다. 영입 의사가 있었고, 실제로 베팅금액까지 책정을 마친 상태였다.

황대인이 지난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올스타전에 출전해 8회초 무사 1루에서 K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2.07.16 /sunday@osen.co.kr

그러나 KIA는 최종단계에서 포기했다. 가장 큰 이유는 황대인이었다. 물론 박병호의 나이와 활약 가능성도 고려했겠지만 황대인을 키워야 한다는 과제가 있었다. 2021시즌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전 1루수로 발탁받아 13홈런을 기록하며 포테셜을 드러냈다. 학수고대하던 젊은거포의 출현이었다. 
포지션이 1루수였다. 박병호와 겹쳤다. 만일 박병호을 영입했다면 황대인의 출전기회는 대폭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올해 본격적으로 풀타임을 소화하면 20홈런과 80타점 타자로 충분히 성장이 가능하다는 믿음도 있었다. 좌타 유망주 김석환도 1루수로 활용할 계획도 고려했다. 
황대인은 기대대로 첫 풀타임으로 뛰면서 제몫을 하고 있다. 전반기 80경기에서 327타석을 소화했다. 데뷔 이후 가장 많은 타석이다. 타율 2할5푼2리, 9홈런, 58타점을 기록 중이다. 타점은 팀내에서 가장 많다. 4번타자로 나서기도 했다. 6월부터 다소 주춤했지만 목표인 80타점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2022 올스타전에서는 생애 첫 1루수로 베스트 12에 선정되어 안타와 볼넷에 이어 투런홈런을 날렸다. 
출루율(.319)이 낮고 삼진(57개)도 많은 편이지만 첫 풀타임 선수의 적응 과정이다. 지난 20일 광주-기아 챔프언스필드에서 만난 김종국 감독은 "첫 풀타임으로 이 정도면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다. 선수단 분위기도 잘 이끌어주고 있다. 전반기 경험을 쌓았으니 후반기에서는 올스타전 활약의 기세를 살리면 좋겠다. 목표인 80타점을 이루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동시에 김 감독은 흥미로운 말도 꺼냈다. "만일 병호를 데려왔다면 대인이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라며 자문을 했다. 이어 웃으면서 "아마도 지금의 대인이는 되지 못했을 것이다"는 답을 내놓았다. 현재 홈런 1위를 달리는 박병호를 포기했으니 26살 황대인이 지금보다 훨씬 더 잘해야 한다는 주문이자 기대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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