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최대어 덕수고(18) 심준석과 서울고 김서현(18)이 드래프트를 앞두고 엇갈린 행보를 걷고 있다.
심준석과 김서현은 지난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에서 소속팀들이 패해 일찍 대회를 마감했다. 심준석은 장충고를 상대로 2⅔이닝 3피안타 2볼넷 1사구 3탈삼진 3실점 패전, 김서현은 충암고를 상대로 5⅓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3실점(2자책) 패전을 기록했다.
비록 두 투수 모두 패전투수가 됐지만 왜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는지 알 수 있는 공을 던졌다. 심준석은 최고 시속 156km를 던졌고, 김서현도 155km 강속구를 뿌렸다. 150km를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어깨는 모든 구단들이 원하는 재능이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KBO리그 구단은 물론 해외구단들의 러브콜을 받기 마련이다. 심준석과 김서현 모두 충분히 해외진출에 도전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해외진출을 두고 두 투수는 다른 결정을 내렸다.
심준석은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계약에 무게가 기운 모습이다. 다만 현재 퍼포먼스가 좋지 않아 평가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고민이다. 심준석은 청룡기에서는 3경기(6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올 시즌 성적은 10경기(19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5.21을 기록중이다.
경기 후 “이대로라면 미국에 갈 수 없을 것 같다”라며 아쉬워한 심준석은 “원래 청룡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해외진출을 결정하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던져서 내 가치가 많이 떨어졌을 것 같다. 생각을 좀 많이 해봐야할 것 같다”라며 해외진출 여부에 확답을 하지 않았다.
오는 9월 15일 KBO리그 2023 신인 드래프트 개최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결정을 마냥 미룰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심준석은 “나에게 너무 실망이 크고 후회가 된다. 다음 기회가 있다면 정말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직 100% 결심이 서지 않았다. 다음 대회를 치르고 나면 결정이 될 것 같다. 어디 아픈데는 없다. 프로구단들에는 미안하지만 대통령배까지는 결정을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대통령배는 청룡기가 끝난 후 오는 8월 1일부터 시작한다. 대통령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평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심준석의 계획이다.
반면 김서현은 일찌감치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겠다고 공언했다. “한국에서 크게 성공을 하고 미국에 가서 성공하고 싶다. 일단 한국에서 먼저 성공하는 것이 내 방식이다. 어느 팀이든 지명을 해준다면 가서 최선을 다하겠다. 프로에서 뛰는 것은 우선 대회가 다 끝나고 준비를 할 생각이다. 지금은 대회 기간이니까 대회에만 신경을 쓰고 싶다”라는 설명이다.
심준석이 드래프트 참가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드래프트를 앞둔 KBO리그 구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나 올해부터 전면 드래프트가 시작하기 때문에 계산은 더 복잡하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는 비교적 고민이 덜하다. 심준석이 참가하지 않는다면 김서현, 심준석이 참가한다면 두 투수 중 더 선호하는 선수를 고르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2순위 KIA는 심준석 참가 여부에 따라 최대어 2명 중 한 명을 얻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리게 된다. 심준석이 참가할 경우 상위 지명에 변동이 생기면서 전반적인 구단들의 드래프트 전략들도 모두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고 있는 심준석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