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ERA+경기수&홀드 1위 위엄…우승팀 전천후 마당쇠를 아시나요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7.21 03: 49

“KT 위즈의 전반기 일등공신이다.”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다사다난했던 2022시즌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최하위에서 4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언성 히어로로 ‘전천후 마당쇠’ 김민수(30)를 언급했다.
김민수의 전반기 기록은 화려함 그 자체다. 불펜투수라는 보직 특성 상 큰 두각을 드러내진 못했지만 41경기 43이닝 동안 1승 2패 2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88의 안정감을 뽐내며 디펜딩챔피언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필승조, 추격조, 롱릴리프 등 보직을 가리지 않고 팀에 헌신한 결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41경기 13홀드는 팀 내 각 부문 별 1위이며, 리그 전체로 봐도 경기수 5위, 홀드 7위로 모두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KT 김민수 / OSEN DB

지난 20일 수원에서 만난 김민수는 “전반기에 고생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는 경기에 많이 나가야 빛을 보는 법”이라며 “나는 경기에 많이 나갔고, 그만큼 팀에서 날 믿어주셨다. 결과도 좋았다. 내게는 복이 된 시간이었다”라고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팀 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체력적인 부담은 딱히 없다. 팀을 위해 헌신해야한다는 마음가짐과 트레이닝 파트의 철저한 관리가 합쳐져 체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김민수는 “우스갯소리로 감독님께 한 시즌 80경기에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라고 웃으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선수별 특이점을 체계적으로 체크해서 관리를 잘해주신다. 선수보다 먼저 훈련 강도를 조절해주신다. 어떨 때는 내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체크해주시는데 성적이 나오면서 서로간의 신뢰가 쌓인다”라고 설명했다. KBO리그 한 시즌 80경기 출전은 2015년 NC 임정호(80경기)가 마지막이다.
KT 김민수 / OSEN DB
청원고-성균관대를 나와 2015 KT 2차 특별 11순위 지명을 받은 김민수는 프로 8년차인 올해 커리어의 꽃을 제대로 피우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선발투수의 뒤를 잇는 허리 역할을 수행했다면 올해는 중요한 순간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투수로 성장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풍부한 경험이 지금의 믿을맨 김민수를 만들었다. 그는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다. 주자가 없는 편한 상황이 더 좋았다”라고 털어놓으며 “선발을 해봐서 그런지 주자 있는 상황을 너무 막고 싶은데 그게 안 되면 선발투수에게 미안하고, 스스로 한계를 느끼곤 했다. 그런데 경험의 차이라고 자꾸 이런 상황을 맞이하다보니 지금은 ‘내가 점수를 주려고 주겠나’,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걸 어떡하나’ 등 편하게 생각하다보니 결과가 좋다”라고 변화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또 다른 호투 비결은 동료들의 칭찬과 격려다. 김민수는 “가장 고마운 선배는 (안)영명이 형이었다. 내 자존감을 높여주시고 마인드를 긍정적으로 바꿔주셨다”라며 “바로 옆 라커를 쓰는 (박)병호 형은 ‘이제는 네가 나가면 1이닝 삭제라는 생각이 든다. 되게 편안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해주셨는데 커리어가 높은 선배가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솔직히 너무 기쁘다. 지나가다가 들은 ‘네가 전반기 가장 고생 많았다’라는 한마디도 큰 감동이었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원래 난 주목 받는 걸 부끄러워해서 이런 걸 멀리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에 칭찬을 많이 들으니까 너무 기분이 좋았다”라며 “나도 주목받는 걸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됐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주목을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야구도 더 열심히 하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KT 김민수 / OSEN DB
김민수는 휴식기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다가오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1점대의 퍼포먼스를 유지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반기는 전반기일 뿐 지나간 과거는 잊고 다가오는 후반기에도 호투를 펼쳐 한 시즌 전체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김민수는 “전반기는 전반기일 뿐이다. 아예 시즌이 끝났을 때도 지금과 같은 성적이라면 그 때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라며 “후반기 핵심 포인트는 체력이다. 현재 팀 내 최다 경기수라 주변에서 많이 걱정해주시는데 솔직히 체력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대신 그만큼 체력 강화 운동법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하고 있다. 아프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힘줘 말했다.
김민수는 끝으로 불펜 동료들의 헌신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달했다. 그는 “사실 불펜투수들이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내가 아니더라도 향후 우리 팀 불펜투수들도 인터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물론 선발투수의 비중이 당연히 높지만 우리 중간투수들이 다 잘한다. 이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취재진에게 특별히 당부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