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2년차 좌완 최승용(21)이 시즌을 치르면서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궂은 일을 해낸 최승용은 체인지업 연마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팀내 선배인 ‘129승’ 장원준에게 체인지업 그립을 배우고, ‘155승’ KIA 양현종의 체인지업 영상을 즐겨 보고 있다.
2021년 2차 2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최승용은 데뷔 첫 해인 지난해 9월에 1군에 올라왔다. 15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2홀드 평균자책점 3.93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왼손 투수로 직구 구속이 140km 후반까지 나오는 매력이 있었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는데,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이 원포인트 레슨차 두산 캠프에 들렀다가 최승용의 투구를 보고 칭찬했다.
최승용은 올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고, 전반기 내내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불펜으로 뛰었고, 4월 23일 LG전에서 롱릴리프 임무를 맡아 3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이후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미란다를 대신해 임시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았다. 처음으로 선발 등판한 4월 29일 SSG전에서 5이닝 무실점 깜짝투를 선보였다. 이어 어린이날, 2만 4000명이 입장한 LG와 잠실 라이벌전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고, 상대 에이스 켈리와 선발 맞대결에서 4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판정승 했다. 5월 11일 키움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프로 첫 선발승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선발 등판에서 투구 내용은 좋지 못했다. 불펜으로 뛰다가 준비없이 갑자기 선발로 던지는 것에 한계를 경험한 것. 캠프에서부터 차근차근 투구수를 늘리는 선발 수업을 받지 않은 몸 상태로, 이제 2년차인 젊은 투수가 계속해서 좋은 투구를 하기는 쉽지 않다.
6월 중순에 다시 보직이 불펜으로 돌아갔다. 최승용은 전반기 선발로 8경기(33이닝)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불펜으로 20경기(21이닝)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했다.
풀타임 전반기를 뛴 최승용은 “체력적으로 부족한 것이 느껴진다. 그래도 1군에 있는 것이 좋다. 어느 보직으로 던지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과 불펜으로 뛰는 차이로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선발은 긴 이닝 맡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직구 구속은 크게 변화 없다. 볼 스피드 보다는 체력이 떨어져서 제구가 흔들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선발로 계속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한 그는 “아쉬운 것도 있지만, 내가 부족한 것을 안다. 올 겨울에 부족한 것을 채워서 앞으로는 완벽하게 선발 로테이션으로 뛰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부족한 점에 대해 최승용은 “선발로 준비하지 않아 체력 부분이다. 또 우타자를 상대할 때 결정구가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좌완이라 좌타자 상대로는 직구, 슬라이더, 커브로 어느 정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타자는 승부가 어렵다. 체인지업을 연습하는데, 경기에서 완벽하게 쓸 수 있을 정도로 더 연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체인지업 제구가 된다면 효과적이다. 100승 투수들이 교본이다. 최승용은 “장원준 선배가 1군에 함께 있을 때는 체인지업 그립도 배우고, 던지는 방법을 여쭤보고 배웠다”며 “양현종 선배의 체인지업 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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