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선발→‘실질’ 3선발, 어떻게 22세 좌완은 반전 이뤄냈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7.19 12: 37

 LG 트윈스는 시즌 개막에 앞서 선발 로테이션을 외국인 투수 켈리와 플럿코, 국내 선발로 임찬규-이민호-손주영으로 결정했다.
스프링캠프에서 5선발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했던 좌완 영건 트리오 중 구위가 가장 좋았던 손주영이 5선발, 임준형은 롱릴리프, 김윤식은 2군에서 임시 선발을 준비하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
전반기가 끝나는 시점에서 좌완 영건 3명의 처지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손주영은 3경기 선발 등판하고, 4월 중순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이 됐다. 임준형은 개막 초반 롱릴리프로 좋은 활약(4경기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을 하다가, 임시 선발로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17(17⅔이닝 18자책점)로 부진하며 6월초 2군으로 내려갔다.

LG 투수 김윤식. /OSEN DB

스프링캠프 도중 켈리가 발목을 살짝 접질러 개막 첫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김윤식이 켈리의 빈 자리에 임시 선발로 등판, 4월 7일 키움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승리 투수가 됐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가 없어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윤식은 5월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적으로 들어갔고, 전반기 12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팀내 이닝 4위(57⅓이닝). 평균자책점은 임찬규(ERA 5.51)와 이민호(ERA 5.78)보다 안정된 수치였다. 류지현 감독은 “김윤식이 6월 이후 안정적으로 던지면서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김윤식은 ‘3선발처럼 전반기를 마쳤다’는 말에 “아직도 5선발이라고 생각하고,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 전반기 보다 후반기에 더 잘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닝 수가 적다. (전반기에) 70~80이닝을 던졌더라면 모를까…”라고 아쉬워했다. 전반기 막판 우천 취소가 되면서 선발 기회가 2번 정도 무산됐다. 김윤식은 “한 두 경기 더 던지고 싶었는데, 비가 와서 못 던져 아쉽다”고 말했다.
개막 전에 5선발 경쟁자 중에서 3순위로 밀렸다. 김윤식은 당시 좌절하지 않고, 자신만의 페이스 대로 준비한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했다.
김윤식은 “주영이 형, 준형이 페이스가 좋아서 걱정도 되고 내가 낄 자리가 있나 싶기도 했다. 캠프 막판에 내 페이스가 조금 떨어지면서… 2군에서 시작하면서 마음을 내려놨다. 꼭 이기려는 마음보다는 겨울 동안 놀지 않고 열심히 준비했다는 자부심은 있었다”며 “다시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2군에서 시작했다. 준비를 잘하고 있으면 기회는 올 것이다 생각했다. 경쟁에서 이기려고 무리했다면 오히려 힘들었을 것이다. 내 것을 제일 좋은 상태로 만들어놓고 기다리자는 마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LG 투수 김윤식이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가고 있다. /OSEN DB
시즌 초반부터 임시 선발 기회가 왔고, 김윤식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으면서 서서히 선발 로테이션에서 입지를 확보했다. 6월 이후로는 5이닝 이상 던지면서 실점도 적었다. 계산이 서는 선발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윤식은 “1회와 4~5회가 어려운 것 같다. 4~5회는 더 집중하고 힘을 쓰려고 한다. 더 신중하게 한다. 5회 3번째 타순 상대할 때 한 타자만 생각하고 1구 1구 신중하게 전력 투구를 하는 것이 막아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경험과 함께 던지는 힘도 생겼다. 김윤식은 “이전에는 투구수가 60~70구 넘어가면 힘이 떨어지는 걸 느꼈다. 이제는 80구, 90구를 던져도 악력이나 몸에 힘이 붙어 있다고 느낀다. 힘으로 타자와 싸워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공 스피드도 잘 나온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난해까지 선발로 던지고 나면 회복하는데 시간이 더 걸렸다. 그래서 10일 간격으로 등판도 했다. 올해도 시즌 초반에는 열흘 간격으로 임시 선발로 등판했는데, 5월부터 점차 등판 간격이 좁아졌고, 이제는 5일 로테이션에도 문제가 없다.
김윤식은 “작년에 선발과 불펜을 번갈아 하고, 불펜에서 급하게 몸을 풀고 나가면서 어깨에 부담이 있었는데, 선발로 계속 던지면서 어깨 관리에 도움이 된다. 정해진 일정에 따라 훈련을 하고, 확실히 경기에 집중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체력이 좋아지고”라고 말했다.
또 체력 관리를 위해 김윤식은 선발 등판을 준비하면서 불펜 피칭(선발 등판 이틀 전)을 하지 않는다. 그는 “시즌 초반에 한 두 경기 던지고, 주영이 형이 알려줬다. 불펜 피칭을 안 하고 힘을 아껴 뒀다가 경기에 더 쓰면 되지 않느냐고. 이후로 불펜 피칭을 안하고 들어가는 것이 체력 관리에 좋은 것 같다"며 "투수 코치님에게 안 하고 들어가겠다고 얘기했고, 감이 안 떨어질 정도만 캐치볼만 한다. 캐치볼 하다가 어쩌다 포수를 앉혀 놓고 가볍게 몇 개 던지거나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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