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승률 2할대(25승59패1무 .298)로 마쳐 웃을 일 없는 한화에 모처럼 경사였다.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에 참석한 정은원(22)이 연장 10회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려 미스터 올스타가 된 것이다.
한화 소속 선수가 올스타전 MVP가 된 것은 전신 빙그레 시절인 1993년 이강돈을 시작으로 1995년 정경훈, 2000년 송지만에 이어 역대 4번째. 송지만이 MVP를 받은 해 태어난 정은원이 22년 만에 계보를 이어갔다.
남은 시즌 한화가 노려볼 만한 또 하나의 상이 있다. 신인왕이다. 지난 5월 1군에 올라온 좌타 1루수 김인환(28)이 신인왕 레이스에 가세했다. 지난 2016년 육성선수로 입단해 2018년 정식선수로 등록된 김인환은 입단 5년 이내, 60타석 미만(52타석)으로 신인상 자격을 충족했다.
김인환은 전반기 58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210타수 59안타) 10홈런 30타점 OPS .779를 기록했다. 신인 자격을 갖춘 타자 중 최다 안타, 홈런, 타점으로 누적 기록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김현준(20·삼성), 전의산(22·SSG) 등 한참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는 가운데 김인환의 존재감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지난 12~13일 사직 롯데전에선 연이틀 투아웃에 고의4구로 출루할 만큼 상대를 압박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적장인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현재 한화에서 가장 타격이 좋은 선수”라고 인정했다. 만 28세의 적잖은 나이가 약점이지만 이것도 하나의 스토리로 세일즈 요소가 될 수 있다. 지난 2016년 넥센 투수 신재영(SSG)이 만 27세에 최고령 신인왕을 탔다.
9위 NC에도 8.5경기 차이로 크게 뒤진 한화는 10위 꼴찌로 시즌을 마칠 게 유력하다. 지금 순위에서 김인환이 신인왕이 된다면 KBO리그 역대 두 번째로 꼴찌팀 신인왕이라는 진기록이 된다. 지난해까지 39명의 신인왕 중 꼴찌팀 소속 선수는 지난 2000년 SK(현 SSG) 투수 이승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이승호는 2000년 창단 첫 해로 8개팀 중 최저 승률이었던 SK에서 전천후 투수로 분투했다. 42경기에서 139⅔이닝을 던지며 10승12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4.51의 성적을 냈다. 한화 투수 조규수가 29경기에서 169⅓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10승(12패) 평균자책점 5.05로 경쟁을 벌였지만 전력이 약한 SK에서 분투한 이승호에게 표심이 쏠렸다.
김인환도 열악한 팀 환경을 딛고 거둔 성적이란 점에서 표면적인 기록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개막 한 달을 건너뛰고도 전반기 59경기에서 10홈런을 넘겼다. 후반기 남은 59경기에서 산술적으로 20홈런까지 가능한 페이스. 최근에는 상대 수비 시프트를 역이용해 밀어치는 타구도 늘어나고 있다. 노시환이 부상에서 돌아올 후반기에는 상대 팀들의 집중 견제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다. 폭풍 성장 중인 김현준, 전의산 등 어린 후배들과 한층 더 뜨거운 신인왕 레이스를 기대케 한다. /waw@osen.co.kr